지난달 27일 실시된 고교 배정에서 울산 중구 복산동에 거주하는 이모 양은 “집에서 걸어서 5분 이내에 고교가 3개 있는데 시내버스를 한 시간가량 타고 가는 북구 효문동의 고교에 배정받았다”고 말했다.
시교육청이 파악한 결과 올해 고교 신입생(1만1709명) 가운데 집에서 반경 6km 이상의 고교에 배정받아 시내버스 통학이 불가피한 학생은 763명(11.3%)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집에서 12km 이상 떨어진 고교에 배정받은 학생은 128명이었다.
2000년 고교 평준화를 실시하면서 울산시교육청은 고교 입학 정원의 40%는 학생 희망에 따라, 30%는 학생의 거주지 중심으로 배정한다. 하지만 나머지 30%는 학생의 희망과 상관없이 고교가 원하는 학생을 선발토록 했기 때문에 학생이 먼 거리 고교에 배정될 수 있다는 것이 시 교육청의 설명이다.
시교육청 중등교육과 김영오 장학사는 “인구밀집 지역에 고교가 적고 농촌 지역 고교에는 진학 희망자가 거의 없어 ‘강제배정’ 성격인 학교중심배정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 A고 교장인 이모(68) 씨는 “매년 먼 거리 배정 학생이 줄어들지 않는 것은 제도가 잘못됐기 때문”이라며 “학부모와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불만을 줄일 수 있도록 학생배정 방식을 전면 보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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