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은 일제강점기 때 한국에서 유년기를 보낸 미국인 브루스 테일러(87) 씨.
서울시는 서울에 깊은 애정을 지니고 있는 테일러 씨 가족 3대에게 ‘명예시민증’을 수여한다고 5일 밝혔다.
브루스 씨의 아버지는 UPI통신 특파원 앨버트 테일러(1948년 작고) 씨로 1919년 3·1운동을 세계에 알린 주인공이다. 당시 앨버트 씨는 일본 경찰의 수색을 피하기 위해 갓 태어난 아들 브루스 씨의 침대 밑에 독립선언서 일부를 숨겼다고 한다.
앨버트 씨는 1941년 태평양 전쟁 때 일제에 의해 추방당한 뒤 미국에서 여생을 보냈다. 하지만 그는 “내가 사랑하는 땅 한국에 묻어 달라”는 유언을 남겼다. 앨버트 씨는 서울 마포구 합정동 양화진 외국인 묘지에 안장됐다.
브루스 씨의 할아버지인 조지 알렉산더 테일러 씨도 평북 운산의 금광에서 기사로 일하다 1908년 숨진 뒤 아들과 같은 묘지에 묻혀 있다.
또 브루스 씨의 딸 제니퍼 씨는 할머니인 메리 테일러 씨가 쓴 테일러 일가의 서울 생활을 다룬 책을 현재 미국 할리우드에서 영화화하고 있다.
브루스 씨는 한 방송사의 3·1절 특집 다큐멘터리 ‘아버지의 나라’에 출연하기 위해 66년 만인 지난달 31일 자신이 태어난 서울을 찾았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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