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금품을 털려고 은행에 찾아온 20대 남자를 친절하게 안내해 범행을 포기하게 만들었던 우리은행 울산 동평지점 청원경찰 권수진(權秀珍·28·여) 씨.
▶본보 2월 7일자 A13면 휴지통 참조
그는 “모든 고객을 똑같이 친절하게 대하기 때문에 당시 은행에 들어왔던 사람이 누구인지 지금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권 씨는 다만 “마감시간이 임박한 시간에 들어온 20대가 우물쭈물해서 ‘뭘 도와드릴까요?’라며 따라다닌 기억이 있다”며 “그는 2, 3분간 머물다 결국 밖으로 나갔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에 들어갔던 한모(23) 씨는 지난해 12월 5일 오후 4시 10분경 돈을 털려고 평소 봐두었던 우리은행 동평지점에 들어갔다.
하지만 들어서자마자 권 씨가 친절하게 안내해 마음을 바꿨다. 한 씨는 다른 은행에 가서 돈을 털려다 직원과 고객에게 잡혔다.
권 씨는 울산이 고향으로 2003년 7월 이 은행에서 청원경찰을 시작했다. 대구에서 대학을 졸업한 뒤 전공(섬유패션)을 살려 섬유회사에서 2년간 근무했으나 객지생활이 지겨워 고향으로 돌아갔다. 성격에 걸맞는 활동적인 일을 찾다가 우리은행 청원경찰 모집에 지원해 합격했다.
그는 “은행을 찾는 하루 500여 명의 고객이 손녀와 딸, 친구처럼 생각하도록 편안하게 대한다”며 “억지로 연출하는 친절보다 마음에서 우러나는 친절이라야 고객이 감동을 받는다”고 말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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