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생활 34년 대부분을 녹지 및 산림 행정부서에서 보낸 이정웅(李貞雄·61) 씨가 ‘나무들이 들려주는 푸른 대구 이야기’라는 제목의 책(373쪽)을 최근 펴냈다.
대구시 녹지과장으로 재직할 때 시내 곳곳에 나무를 심으면서 겪은 뒷이야기를 모았다.
그는 1996년부터 2002년까지 7년간 654만 그루의 나무를 시내에 심는 작업을 진두지휘했다.
그는 “야산의 무덤가에서 자라는 큰 소나무를 손대면 집안에 변고가 생길 수도 있다고 주변에서 만류해 소나무를 옮기기 전 목욕하고 제문(祭文)을 지어 엄숙히 제를 지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가슴에 나무를 심었는지 가끔 몸에서 수액(樹液)이 흐르는 소리를 듣고 잠을 깬다. 내가 죽거든 화장한 뒤 남은 재를 대구수목원 입구의 큰 이팝나무 밑에 뿌려달라고 유언을 남겼다”고 말했다.
정용균 기자 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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