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서울시와 행정자치부, 문화재청, 경찰청 관계자들은 지난달 말 회의를 열고 광화문 복원이 포함된 ‘서울 역사도시 조성계획’에 합의했다.
이 합의안에 따르면 복원사업 추진 시 광화문과 월대가 현재보다 66m 이상 도로 쪽으로 나오게 됨에 따라 정부중앙청사의 일부를 도로로 내놓고 경복궁교차로 남측의 건물 일부를 매입해 우회 곡선도로를 내는 것으로 돼 있다. 새 도로는 국비 지원을 받아 서울시가 개설한다.
또 정부중앙청사 주차장 일부가 도로로 편입됨에 따라 신설 도로 지하에 정부청사용 주차장을 만드는 방안도 검토됐으나 지하철 3호선이 지나가고 각종 지하 매설물이 있어 무산됐다. 문화재청은 협의 내용을 바탕으로 광화문 복원 마스터플랜을 작성 중이다.
서울시는 한때 광화문 복원과 관련해 광화문 앞 도로가 활 모양으로 휘어지면 교통 흐름이 악화되고, 사고 위험성이 높아질 우려가 있다는 점을 들어 규모 조정이 필요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서울시는 1994년 서울 정도(定都) 600년 기념사업의 하나로 광화문의 비틀어진 각도를 바로잡고 제 위치에 갖다놓는 계획을 추진했다가 국가사업인 경복궁 복원사업과 겹친다는 지적을 받고 물러선 바 있다.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
▼지금의 광화문 크기 복원 전과 큰차 없어▼
광화문이 박정희 대통령 때 복원되는 과정에서 조선시대 때보다 1.5배 정도 커졌다는 문화재청의 발표(본보 1월 25일자 A1·4면 기사 참조)는 사실과 다른 것으로 밝혀졌다.
문화재청은 16일 “1968년 광화문 복원 당시 ‘국보건설단’에서 근무했던 최승일 씨가 보관 중인 1925년 조선총독부 작성 실측 광화문 청사진 도면을 입수해 분석한 결과 현재의 광화문은 높이나 폭 등이 조선시대 때와 34∼36cm의 오차밖에 나지 않아 거의 동일한 규모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유홍준 문화재청장은 16일 “김성진 전 문화공보부 장관(1975∼1979년 재임)에게 확인차 문의했을 때 ‘광화문을 실제 크기로 중건하면 조선총독부 건물보다 훨씬 작게 되니까 더 크게 지었다’는 얘기를 듣고 그렇게 발표했다”고 해명했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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