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22일 제4차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심의에서 제2롯데월드 특별계획구역 세부개발계획변경(안)을 수정 가결했다고 밝혔다. 도시건축공동위원회는 이날 회의에서 롯데가 제2롯데월드의 에펠탑 모양 대신 제시한 첨성대(국보 31호)와 장미꽃 모양의 2개의 조감도 모두 건축이 가능하다며 통과시켰다.
다만 건물 층수는 112층으로 하되 기준 용적률(대지 면적에 대한 건물 연면적의 비율)과 공공용지 제공 등에 따른 인센티브를 포함한 허용 용적률을 롯데 측이 제안했던 600%, 800%에서 각각 400%, 600%로 하향 조정했다.
이에 따라 총사업비 1조5000억 원이 투입되는 제2롯데월드는 이르면 올해 하반기에 착공해 2010년 완공될 것으로 보인다. 제2롯데월드는 대지 총 2만6550평에 연면적 16만 평 규모로 컨벤션센터와 300개 객실을 갖춘 6성급 호텔, 전망대, 쇼핑몰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한편 공군은 항공기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모든 대응수단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공군은 이르면 이번 주 중 국방부를 경유해 국무조정실에 행정조정 협의를 신청할 방침이다. 만약 이 협의가 무산될 경우 법원에 가처분신청을 하는 등 법적 대응까지 고려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이에 대해 “제2롯데월드는 비행안전구역 바깥에 있어 군용항공기지법에 저촉되지 않으며 국내외 전문가를 통해 검토한 결과 항공기 접근 각도와 절차를 조금 변경한다면 비행 안전에 문제가 없다는 결론이 나왔다”고 반박했다.
![]()
|
▼공군 “가처분신청 통해 막을것” 반발▼
서울시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심의 통과로 제2롯데월드 건설이 한층 탄력을 받게 됐다. 그러나 공군의 반발이 워낙 커 서울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서기까지는 많은 진통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공군 설득이 핵심=롯데가 계획 중인 제2롯데월드의 높이는 555m다. 서울 남산에 위치한 N서울타워(해발 480m)보다 75m가 더 높고, 현재 세계 최고 높이인 대만 타이베이 101빌딩(101층, 508m)보다도 47m가 높다. 국제도시 서울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로서 전혀 손색이 없는 규모다.
이러한 긍정적인 효과를 감안하더라도 공군은 높이가 500m를 넘는 초고층 건물의 건설은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직접적인 반대 이유는 인근 서울공항에 이착륙하는 항공기가 계기비행(악천후 시 계기판을 보며 수동 조종하는 것)을 할 경우 항공기가 빌딩에 충돌하는 대형사고의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1년에 서울공항 인근 상공에서 이뤄지는 계기비행 일수는 132일에 이른다.
또한 공군은 이번에 밀리면 송파신도시 등 향후 협상에서 서울공항의 존립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위기감을 심각하게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 안전성 논란은 계속될 듯=도시건축공동위원회 심의 통과가 항공기 운항 안전성 논란을 완전히 잠재우진 못할 전망이다.
공군이 서울시와 롯데에 제2롯데월드 건축에 따른 ‘비행안전 영향평가’ 실시를 제안한 데 대해 도시건축공동위원회는 즉답을 피했다. 위원회는 대신 “비행 안전 문제는 전문적인 사안으로 위원회가 판단할 것이 아니다”라며 향후 원만히 협의해 해결할 것을 권고하는 방식으로 비켜 나갔다. ▽또 다른 과제, 교통문제는?=제2롯데월드 건설 계획은 지난해 12월 오랫동안 끌어 온 교통환경 영향평가를 어렵사리 통과한 바 있다. 도로 확장 등의 대책을 마련해 교통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방안이 받아들여진 것이다.
그러나 정부가 8·31 부동산 종합대책의 후속 조치로 인근 송파신도시에 주택 4만6000채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데다 서울시가 강남권 최초의 뉴타운으로 지정한 송파 거여-마천지구가 개발을 앞두고 있어 향후 교통사정은 장담하기 어렵다.
특히 지금도 상습적인 정체 현상을 빚고 있는 잠실사거리 일대는 송파신도시 및 뉴타운 입주, 제2롯데월드 완공 등이 겹치면 교통 지옥으로 변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