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 제1전투비행단(광주공항) 무장정비대대 소속 이경범(27·사관후보생 112기) 중위는 11일 서울집에 외박나왔다가 외출을 위해 집을 나섰다.
이날 오후 1시 경 서울지하철 5호선 군자역 플랫폼에 서 있던 이 중위는 앞쪽에서 서성거리던 한 할아버지가 갑자기 중심을 잃고 안전대기선을 넘어 선로 쪽으로 향하는 것을 발견했다.
이때 지하철공사 직원이 폐쇄회로(CC)TV에 비친 이 할아버지를 발견, 경고음과 함께 주의방송을 했으나 전동차는 이미 굉음을 울리며 역 구내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이 중위는 순간 사태가 심각하다는 것을 직감하고 반사적으로 몸을 날려 할아버지의 옷자락을 잡아 당겼다.
간발의 차이로 전동차가 스쳐 지나가는 아찔한 장면이 연출됐으나 할아버지는 다행히 아무런 상처 없이 목숨을 건졌다.
이 할아버지는 치매증세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바로 현장을 떠나 자세한 신원은 밝혀지지 않았다.
이날 이 중위의 기민한 대처상황은 CCTV로 현장 지켜 본 지하철 직원에게 알려졌고, 서울도시철도공사(사장 음성직)는 23일 오전 이 중위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이 중위는 "누구라도 그 같은 상황을 목격했다면 나처럼 행동했을 것"이라며 "현역 군인으로서 당연한 행동을 했을 뿐인데 과분하다"고 말했다.
광주=김권기자 goqu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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