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퇴임을 맞은 이상우(李相雨·62) 교장의 목소리가 떨렸다.
서울 강동구 상일동의 장애인 특수학교 ‘주몽학교’에서는 27일 특별한 파티가 열렸다. 3년간 학교를 맡았던 이 교장이 42년간의 교직 생활을 마치며 교사와 학생, 학부모 80여 명을 초청해 마련한 자리였다.
이 교장은 학생을 일일이 끌어안으며 석별의 정을 나눴다.
1964년 교직 생활을 시작한 이 교장은 장애 학생을 위한 교육 자료를 만들고 논문을 쓰며 소외된 학생에게 끊임없이 관심을 기울였다.
교육 연구원으로 벽지의 학교를 찾아가 과학 실험 수업을 하며 꿈을 심어 주기 위해 노력했던 이 교장의 모습은 많은 교사에게 감동을 주었다.
1988년부터는 교장으로 충북 제천시 청풍초교와 보은군 아곡초교, 청원군에 있는 장애인 특수학교인 청주혜화학교를 거쳐 주몽학교를 맡아 왔다.
이 교장은 “장애 학생을 항상 칭찬하고 섬겨야 한다”고 교직원에게 강조했다.
그는 주몽학교의 숙원사업이던 50인승 초대형 엘리베이터를 설치하고 중앙 냉난방 장치를 만들었다. 몸이 아파서 학교에 나오지 못하는 학생을 위해 사이버 재택교육시스템을 도입했다.
네 손가락의 피아니스트 이희아(21) 씨와 2004년 아테네 장애인올림픽의 금메달리스트 박성현(22) 씨를 키워 낸 것도 이 교장의 열정이었다.
이 교장은 운동장까지 배웅 나온 교직원과 학생을 돌려보내며 “남은 삶 동안 장애인에게 못 다한 봉사를 하겠다”고 말했다.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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