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관계자는 28일 "교육인적자원부가 고등교육평가원을 설치해 해외 선진 평가방식을 도입할 계획이어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대교협의 평가를 받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대교협 평가가 기계적이고 자의적이라는 비판이 많다"면서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드는 평가를 중복해서 받을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정운찬(鄭雲燦) 총장이 연간 3700여 만 원인 대교협 회비를 납부하지 않는 방안까지 검토하라고 실무진에 지시했다"고 밝혀 평가를 둘러싸고 대교협과 서울대의 관계가 평가를 둘러싸고 악화됐음을 시사했다.
서울대의 이 같은 조치는 대교협 측 인사가 지난달 16일 평가결과를 발표하면서 '서울대가 순위가 낮을 것을 우려해 평가에서 빠졌다'는 취지의 발언에 대한 반감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이현청(李鉉淸) 대교협 사무총장은 이에 대해 "거울을 봐야 옷매무새 등을 고칠 수 있는 것처럼 서울대가 모든 면에서 탁월하다 하더라도 고칠 부분이 있는지 평가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서울대가 평가를 받도록 계속 설득 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서울대의 평가 및 회비 납부 거부는 상징적인 조치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서울대의 다른 관계자는 "한국대학교육협의회법상 각 대학총장은 당연직 회원"이라며 "7월 정 총장이 임기를 마칠 때까지 회비를 내지 않고 있다 차기 총장이 취임한 뒤 회비를 낼 수도 있어 회비 납부 거부는 상징적 조치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각 대학은 보통 3월 초 대교협에 회비를 납부하며, 매년 9~10월경까지 대교협의 종합평가를 위한 자료를 제출한다.
정세진기자 mint4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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