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모래채취업 실패로 고민 대기업간부 숨진채 발견

  • 입력 2006년 3월 1일 03시 08분


모래 채취 관련 대북사업을 추진하던 대기업 팀장이 자금 회수에 대한 압박감을 견디지 못하고 고층빌딩에서 떨어져 사망했다.

지난달 27일 오후 1시경 서울 중구 남대문로 한진빌딩에서 H기업 소속 임모(44) 팀장이 떨어져 숨져 있는 것을 건설 근로자 김모(25) 씨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 조사결과 임 씨는 점심을 먹고 20층 사무실로 올라간 뒤 흡연실 옆 비상계단에서 떨어져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해상운수 담당인 임 팀장은 지난해 11월부터 하역업체 S기업과 북한의 모래를 들여올 때 배를 빌려주는 사업을 벌였으나 S기업으로부터 대금 4억3000만 원이 회수되지 않자 괴로워한 것으로 밝혀졌다.

주변 직원들은 “지난해부터 해외 영업이 침체기에 들면서 임 팀장이 ‘블루오션’으로 북한을 선택해 추진했지만 S기업이 부도가 나고 모래 매입단가가 떨어지는 등 악재가 겹쳐 자금이 전혀 회수되지 않았다”며 “지난달 중순 상부로부터 이 업무에서 손을 떼라는 지시를 받았지만 자신의 책임이라며 괴로워했다”고 말했다.

임 씨 가족은 28일 오전 회사를 방문해 “임원들과 대북사업을 허락한 통일부가 이 사업에 대해 해명하라”며 항의했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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