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충남도가 자원봉사 활성화를 위해 제정한 ‘이달의 여성 자원봉사상’을 28일 세번째 받아 최다 수상자가 됐다.
충남도 관계자는 “자원봉사 시간이 가장 많은 사람을 뽑는데 이달에도 문 씨가 87시간으로 가장 많았다”고 말했다.
문 씨는 무의탁 노인이나 환자, 장애인을 찾아가 목욕과 청소를 한다. 머리를 깎아주고 말벗이 돼준다.
목욕 봉사만 한달에 10여 번 씩 한다. 8년 동안 해온 일이라 이제는 익숙해졌다. 100kg이 넘는 노인을 옮겨 목욕시키다 허리를 다친 적이 있다.
그의 풍물 솜씨는 상당한 수준. 환자나 독거노인을 찾아 ‘징하게’ 한판 놀아주기 위해서다.
문 씨의 자원봉사는 시부모 봉양에서 시작됐다. 16년간 시어머니의 병 수발을 들었다. 시어머니 대소변은 6년이나 받아냈다.
가세가 기울고 방안에서 냄새가 나자 친척이 발길을 끊었다. 하지만 그는 묵묵히 시부모를 모셨다.
그는 노인과 장애인을 떠올리며 “기회가 되면 남을 돕는 일을 하겠다”고 남편인 김승수(金勝洙·54·급산읍 신대2리 이장) 씨에게 말해다.
1997년 시어머니가 세상을 뜨자 바로 자원봉사를 시작했다. 남편 김 씨는 벼농사와 인삼, 토마토를 재배하며 아내를 도왔다.
문 씨는 식당을 오전 11시∼오후 2시, 오후 5시∼11시에만 연다. 나머지 시간에는 봉사활동을 한다.
식당은 자원봉사자의 사무실과 연락처로도 사용한다. 가끔씩 자원봉사자를 모아 음식을 대접한다.
그는 식당일이 한가해지면 금산군 내 목욕 및 이발봉사 대상자 200여 명의 연락처가 적힌 파일을 꺼낸다. 전화를 걸어 안부를 묻고 방문 날짜를 잡기 위해서다.
문 씨는 “앞으로는 한국으로 시집와 어렵게 사는 외국인 여성을 위해 봉사하고 싶다”고 말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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