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김장중]‘늦깎이’ 학생들의 빛나는 졸업장

  • 입력 2006년 3월 3일 03시 06분


어느 해나 그러하지만, 올해도 많은 학생이 졸업의 기쁨을 맛보았다. 특히 그중에서도 나이가 들어 공부를 시작하여 온갖 어려움과 힘든 과정을 거쳐 ‘빛나는 졸업장’을 받은 분들의 사연이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광복군의 딸로 태어나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중학교 진학도 못했던 이홍숙(52) 씨는 2001년 고등학교입학자격 검정고시를 거쳐 이번에 충북인터넷고를 졸업했고, 조그마한 가게를 꾸리면서 평생교육시설인 서울 성지중·고교 고등반을 나란히 졸업한 50대 학생부부 김석조(54) 정승애(59) 씨는 이제 대학에 진학해 ‘캠퍼스 커플’이 된다.

또 히말라야 등정을 하면서 의사소통의 한계를 느낀 산악인 엄홍길(46) 씨는 중국어 공부를 하여 한국외국어대를 졸업하는 도전과 투지를 보였다.

필자는 장성(중장) 출신에 국회의원을 지낸 분과 공부한 적이 있었다. 고희를 바라보던 그분은 가장 먼저 학교에 나와 적극적으로 수업에 참여했으며, 결국 박사학위도 남보다 일찍 취득하였다. 필자처럼 젊은(?) 학생들이 부끄러울 정도였다. ‘나이는 단지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이분들은 확실하게 증명해 주었다.

어려운 가정형편이나 건강문제, 사춘기의 방황 등 공부를 포기하거나 계속하지 못한 사연은 너무도 많다. 그러나 만학도들은 배움에 대한 열정 하나로 모든 어려움을 이겨내고 승리자가 되었다. 이들의 졸업장은 단지 ‘빛나는’ 것이 아니라 눈물과 땀으로 젖었다고 해야 옳다.

이제 국가교육은 21세기 지식기반사회 구축을 위해 ‘누구나, 언제나, 어디서나 필요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열린 학습사회’를 지향하고 있다. 만학도들은 특히 배움에 목마른 사람이다. 정부는 이들이 교육에 더 쉽게 접근할 수 있게 하고, 열정과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교육을 잘 마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이제 각급 학교 입학식이 있고, 새 학기를 맞아 배움의 각오도 넘친다. 특히 나이 들어 공부를 시작한 분들과 어려운 중에도 향학의 의지를 불태우는 분들에게 큰 박수를 보낸다. 등교는 지각이 있어도 배움에는 결코 늦은 때가 없고, ‘인생학교’에서는 나중에 시작한 자가 먼저 될 수도 있다. 늦깎이 파이팅!

김장중 인간교육실현학부모연대 부회장·행정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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