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화군은 자녀교육 문제 때문에 발생하는 인구 유출을 막고 지역의 인재를 키우기 위해 주민들이 참여하는 교육발전위원회를 중심으로 이 같은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봉화군에는 3개 인문계 고교가 있지만 고교생을 위한 입시학원은 하나도 없다. 교육발전위원회는 서울의 유명 학원 강사를 초청해 사교육 욕구를 채워주기로 했다. 월 수강료는 학년에 따라 2만∼3만 원으로 매우 싼 편이다.
봉화여고 2학년생 김근영(金根榮·16) 양은 “매주 한 번 강의를 듣지만 1주일치 공부를 정리하고 새로 배울 수 있어 좋다”며 “집에서 과제물을 챙기고 복습하면서 공부 분위기가 잡혔다”고 말했다.
강사들은 기초를 다지고 공부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데 중점을 둔다.
서울 대원외고 교사 출신으로 영어를 담당하는 정석현(鄭錫鉉·31) 강사는 “학생들의 열의가 높다”며 “1년 동안 학생들과 호흡을 맞춰 좋은 성과를 거두고 싶다”고 밝혔다.
2, 3학년 딸을 이곳에 보내는 학부모 이승훈(李昇壎·42·봉화읍 내성리) 씨는 “오지이지만 교육만큼은 도시에 뒤떨어져선 안 된다는 게 학부모의 한결같은 바람”이라고 말했다.
봉화군 박남주(朴男柱) 특수시책담당은 “자녀교육 때문에 군청 직원 가운데 인근 도시에서 출퇴근하는 사람이 있다”며 “학생들의 대학 진학 성과가 좋아지면 주민의 이탈이 줄어들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봉화고 도영주(都榮周) 교장도 “교육은 지역 전체의 관심사”라며 “학생과 학부모가 원하는 만큼 인재양성원의 강의가 학교 교육을 보완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한편 경북 고령군은 2일부터 지역 내 대가야교육원에서 비슷한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월∼금요일 방과 후에 오후 11시까지 서울과 대구의 학원 강사 6명이 중고교생 110명을 가르친다. 학생 300여 명이 지원했을 정도로 이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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