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관 강제추행' 구치소 사건은폐 하려했다

  • 입력 2006년 3월 3일 18시 09분


교도관에게서 강제추행을 당한 뒤 목을 매 자살을 시도했던 여성 재소자(35)가 강제추행을 당한 뒤 구치소 관계자로부터 사건 축소 압력을 받았다는 정황이 3일 공개됐다.

이 정황은 피해 여성이 지난달 1일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교도관 이모(56) 씨로부터 강제추행을 당한 뒤 8일 구치소로 면회 온 동생에게 전달한 편지에 들어 있었다. 피해 여성은 현재 의식이 없다.

피해 여성으로부터 강제추행 신고를 받은 구치소 여성 교도관은 사건의 진상을 자세히 파악하기보다는 피해 여성을 압박하는 말을 한 내용이 편지에 담겨 있다.

피해 여성은 "(여성 교도관에게) '교도관이 가슴과 엉덩이를 만졌다고 신고하면서 만약에 이런 일이 밖으로 알려지면 어떻게 되느냐'고 했더니 여자 교도관이 '증인이 있느냐. 당신만 힘들어진다'고 했다"고 편지에 적었다. 대신 여성 교도관은 "왜 소리를 지르지 않았느냐"고 피해 여성에게 말했다.

피해 여성은 "여성 교도관이 '(진실을) 자세히 쓰면 (가해 교도관이) 직장을 잃는다'고 해서 그냥 '분류과에서 불미스런 일이 있었다'고 썼다"며 "그런 뒤 분류과 직원들이 사과를 하면서 '절대로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아 달라'고 했다"고 편지에 적었다.

이 사건을 조사 중인 법무부 진상조사단은 이 편지를 확보해 진상을 파악 중이다.

이태훈기자 jeff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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