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경기도 “일자리가 살길이다”<6·끝>

  • 입력 2006년 3월 4일 03시 06분


경기도는 3일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2005년도 지방금융 경제동향’에 따르면 경기도가 전국 제조업 생산 증가분의 67.6%를 담당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또 경기도의 수출액은 전년(2004년)에 비해 19.8% 증가하여 전국 평균(12.0%)을 훨씬 웃돌았으며 시도별 기여율에서도 경기도가 30.1%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고용 면에서도 지난해 전국에서 만들어진 29만9000개의 일자리 중 17만 개가 경기도에서 생겨나 전국 대비 57%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경기도가 이 같은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은 도정의 우선순위를 ‘경제 살리기’에 둔 덕분으로 분석되고 있다.

2002년 7월 손학규(孫鶴圭) 경기도지사의 취임 이후 손 지사를 비롯한 투자진흥 관련 공무원들은 88개의 해외첨단기업 유치를 위해 해외 출장을 밥 먹듯이 해야 했다. 외국 기업 최고경영자(CEO)가 국내에 들어오면 장소와 시간을 가리지 않고 찾아갔다.

2004년 5월 세계적인 의료기기 생산업체인 지멘스 메디컬의 수석 부사장이 1박 2일의 빠듯한 일정으로 방한하자, 경기도는 인천공항에 헬기를 띄워 분당과 판교까지 안내하는 작전(?)을 펼쳤다. 손 지사는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직접 브리핑했고 감동을 받은 지멘스 메디컬은 결국 5000만 달러(약 500억 원)를 투자키로 결정했다.

이 밖에도 땅 바꿔 주기(일본 스미토모), 진입로 내주기(미국 델파이), 허가기간 단축(LG필립스), 규제 완화(한국 3M) 등은 해외 언론들이 지방자치단체의 적극적인 외자유치 모델로 손꼽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이 과정에서 외자유치 드림팀으로 불리는 30여 명의 투자진흥과 직원들은 그야말로 밤낮없이 뛰었다. 34차례에 48개국, 42만4000km를 날아다녀야 했고 제때 퇴근하는 날보다 야근하는 날이 더 많았다.

신낭현(申郎鉉) 도 미주유치담당은 “3, 4번은 기본이고 10차례의 해외출장 끝에 투자를 이끌어 낸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런 성과들이 국내외에 널리 알려지자 벤치마킹의 대상이 되고 있다.

대구시, 전북, 충남, 충북도 등에서 노하우를 문의하고 있고 일본과 유럽 등지에서 경기도를 찾고 있다. 지난해 10월 일본 지자체 공무원 16명이 평택 현곡산업단지를 방문했고 같은 해 12월 독일 대사관 직원 등 7명이 도청을 찾아 투자유치계획을 살피고 돌아갔다. 해외기업 유치 때 노총 관계자들이 동행한 것도 외국기업인들이 한국에 대해 갖고 있는 강성노조의 이미지를 완화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손 지사는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도내 제조업 일자리 2만2000여 개가 줄어드는 것을 보면서 역시 한계를 절감했다”며 “중요한 것은 기업인들의 자발적인 의욕이 되살아나 제조업 투자가 늘어나야 한다는 점이다”고 말했다.

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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