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없는 천사 빛이 되는 당신

  • 입력 2006년 3월 9일 03시 00분


▼‘버스표 할머니’ 평생 모은 1억 동국대에 쾌척▼

이름을 밝히지 않은 70대 할머니가 평생 버스표와 음료를 팔아 모은 1억1000만 원을 동국대에 기증했다.

동국대는 “71세 할머니가 학교로 찾아와 현금 1억 원은 장학금으로, 1000만 원은 병원발전기금으로 기탁했다”고 8일 밝혔다.

이 할머니는 “나는 비록 배우지 못했지만 젊은이들은 부지런히 배워야 한다는 생각에 장학금을 내놓았다. 특히 불교의 자비정신을 받들어 인성교육에 힘써 달라”고 말했다고 동국대는 전했다.

그는 또 동국대 일산병원 개원 소식을 듣고 병원발전기금으로 1000만 원을 따로 기탁했다. 동국대는 이 돈을 병원 건립비에 보탤 계획이다.

이 할머니는 자신을 ‘서울에 사는 독실한 불교 신자’라고 소개했을 뿐 끝내 신원을 밝히지 않았다. 그는 2002년 9월에도 학교 불상 건립 기금으로 써 달라며 100만 원을 기부했다.

동국대는 “할머니가 다섯 아들을 키우며 평생 힘들게 번 돈을 학교에 기부해 감사하다”며 “할머니의 뜻을 기려 장학금으로 소중히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검찰 직원도 중학생들에 4년째 장학금▼

최근 자신의 신분을 숨긴 검찰 관계자가 형편이 어려운 중학생들에게 몇 년째 장학금을 보낸 사실이 알려져 화제다.

이윤선(17) 양과 김준용(17) 군은 올해 서울 도봉구 창북중학교를 졸업하고 고등학교에 진학했다. 두 학생은 지난달 말 서울중앙지검 1004호로 편지를 보냈다.

“그동안 장학금을 보내 주셔서 감사합니다. 2학년 시작할 때 담임선생님 추천으로 장학금을 받기 시작했는데 처음에는 1004호를 ‘천사’로 잘못 들었습니다. 얼마 전에야 ‘서울중앙지검 1004호’에 계신 분께서 장학금을 보내 주셨다고 들었습니다.”

그러나 서울중앙지검 1004호에서 근무하는 검사나 직원은 없다. 1004호는 서울중앙지검 외사부 조사실로 1003호와 1006호 검사들이 피의자 등을 조사할 때 쓰는 방이다.

이영렬(李永烈) 서울중앙지검 외사부장은 “장학금 얘기는 처음 듣는다”며 “외사부에서는 장학금을 보낸 사람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창북중 장학담당 교사는 “검찰에서 2003년부터 매달 30만 원씩 보내 준 돈을 모아 학생 3명에게 분기마다 30만 원씩 장학금을 줬다”고 전했다.

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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