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조원대 첨단기술 해외유출될 뻔

  • 입력 2006년 3월 10일 03시 11분


차세대 휴대전화의 핵심 부품 개발에 필요한 기술을 빼낸 벤처기업 연구원이 경찰에 적발됐다.

경찰청 외사3과는 벤처기업 E사가 5년간 개발하고 있는 3.5세대 이동통신 모뎀칩 자료를 빼낸 혐의(부정경쟁방지법 위반)로 이 회사 전 연구원 임모(33) 씨를 9일 구속했다.

E사는 임 씨가 빼낸 기술은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이 603억 원을 투자해 개발하고 있으며 이 기술이 다른 기업이나 국가에 유출될 경우 추정 피해액은 2조3490억 원이라고 설명했다.

모뎀칩과 모뎀칩 관련 소프트웨어는 휴대전화 제조원가에서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국내 업체는 미국 퀄컴사가 독점 공급하고 있는 모뎀칩 시장에 뛰어들기 위해 국내 기술로 이를 개발하고 있다.

임 씨는 2003년 3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E사의 하드웨어설계담당 연구원으로 근무하면서 컴퓨터에 저장된 이 모뎀칩의 설계기술 자료와 소프트웨어 소스 코드 등이 담긴 파일 2369개를 빼내 자신의 노트북에 저장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임 씨는 1월 초 퇴사한 뒤 헤드헌팅 업체를 통해 경쟁회사인 미국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와 어레이컴 등에 이력서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임 씨가 이 회사에 자료를 유출하려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임 씨의 집과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해 이 자료를 확보했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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