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 외사3과는 벤처기업 E사가 5년간 개발하고 있는 3.5세대 이동통신 모뎀칩 자료를 빼낸 혐의(부정경쟁방지법 위반)로 이 회사 전 연구원 임모(33) 씨를 9일 구속했다.
E사는 임 씨가 빼낸 기술은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이 603억 원을 투자해 개발하고 있으며 이 기술이 다른 기업이나 국가에 유출될 경우 추정 피해액은 2조3490억 원이라고 설명했다.
모뎀칩과 모뎀칩 관련 소프트웨어는 휴대전화 제조원가에서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국내 업체는 미국 퀄컴사가 독점 공급하고 있는 모뎀칩 시장에 뛰어들기 위해 국내 기술로 이를 개발하고 있다.
임 씨는 2003년 3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E사의 하드웨어설계담당 연구원으로 근무하면서 컴퓨터에 저장된 이 모뎀칩의 설계기술 자료와 소프트웨어 소스 코드 등이 담긴 파일 2369개를 빼내 자신의 노트북에 저장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임 씨는 1월 초 퇴사한 뒤 헤드헌팅 업체를 통해 경쟁회사인 미국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와 어레이컴 등에 이력서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임 씨가 이 회사에 자료를 유출하려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임 씨의 집과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해 이 자료를 확보했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