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옆 아파트 공사중지 첫 결정

아파트 재건축 공사장 인근 학교에 다니는 학생의 학습권 보호를 위해 평일 낮 시간대에는 일부 공사를 중지하라는 법원의 결정이 나왔다. 이 같은 결정은 학교 인근 공사장의 공사 시간대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어 주목된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수석부장판사 송진현·宋鎭賢)는 9일 서울 서초구 반포동 반포주공3단지 재건축 공사장 인근 원촌중학교 학생 293명이 학습권을 침해받았다며 재건축조합과 시공사 GS건설을 상대로 낸 공사 중지 가처분신청을 일부 인용했다.

재판부는 “방학 기간을 제외한 평일에는 오전 8시부터 오후 4시까지, 토요일에는 오전 8시부터 오후 2시까지 학교 부지 경계선으로부터 50m 이내에서는 공사를 진행할 수 없다”고 결정했다.

재판부는 “당초 다른 장소에 임시 학교 건물을 짓는 등 여러 대안이 나왔지만 재건축조합 등이 방음벽과 이중창, 공기청정기 등만 학교에 설치하고 공사를 강행해 공사를 금지할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헌법에서 보장하는 교육받을 권리는 ‘어떤 형식으로든 수업받을 수 있는 권리’가 아니라 ‘정당하고 적절한 방식과 내용으로 수업받을 권리’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