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공사 감사 “파업 부당하지 않다” 발언 파문

  • 입력 2006년 3월 10일 17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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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철도공사 감사가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노조의 파업을 두둔하는 듯한 발언을 해 파문이 일고 있다.

철도공사 김용석(金用錫) 감사는 8일 전 직원에게 e메일을 보내면서 사견임을 전제로 "이번 파업은 공공철도라는 정부의 교통정책과 철도의 역할을 국민에게 제대로 알리려는 파업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나는 (이번 파업을) 절대로 부당한 파업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불법'여부는 조금 복잡하다) 임금인상 같은 권리투쟁이 아니고 정책 수정을 요구하는 정치투쟁의 성격이 강한 것이었다면 당연히 '철도부채' 문제에 초점이 모아져야 했다"고 주장했다.

김 김사의 의견은 철도파업을 '불법'으로 규정한 정부 입장과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내용. 파업 직후 기자회견을 통해 "불법 파업의 책임을 끝까지 물어 선진적 노사문화를 정착시키겠다"고 밝힌 이철(李哲) 사장의 입장과도 다르다.

김 감사는 "파업을 하고 보니 노조입장에서 보면 제일 나쁜 놈이 누구였느냐. 정부나 경영진이 아닌 (시민을 볼모로 파업한다고 질타한) 보수언론으로 생각한다"며 언론을 비판했다.

그는 이 내용이 알려지자 측근을 통해 "파업을 중단하고 복귀한 노조원과 직원, 간부들이 앙금을 풀고 화합하자는 차원에서 사견을 피력했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직원 사이에서는 "시민을 볼모로 한 파업은 더 이상 안 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마당에 파업을 두둔하는 발언은 용서할 수 없다"는 평가와 "개인적인 의견일 뿐"이라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노동운동가 출신인 김 감사는 2002년 새천년민주당 노무현 대통령후보 시민사회특보를 지냈다. 참여정부 출범 초기인 2003년 2월부터 11월까지 청와대에서 근무한 뒤 지난해 1월 철도공사 감사로 부임했다.

대전=이기진기자 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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