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연희 의원 사퇴 초읽기? 야4 ‘사퇴촉구안’ 발의키로

  • 입력 2006년 3월 15일 14시 57분


이해찬 국무총리 사퇴로 3.1절 골프 파문이 일단락되면서 정치권의 관심은 ‘여기자 성추행’을 일으킨 최연희 의원의 사퇴로 모아지고 있다.

열린우리당과 민주당, 민주노동당은 15일 최 의원 사퇴를 촉구하는 성명을 잇달아 발표했다. 그동안 “사퇴는 본인이 결정할 문제”라며 외면하던 한나라당도 “이제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고 밝혀 최 의원의 사퇴는 사실상 ‘초읽기’에 돌입한 분위기다.

이날 한나라당, 민주당, 민주노동당, 국민중심당 등 야 4당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회견을 갖고 최 의원의 사퇴를 촉구했다.

이들은 회담 직후 공동 명의로 “오늘까지 최 의원의 결단을 기다려보고, 내일(16일)이라도 최 의원의 의원직 사퇴 촉구결의안을 야 4당이 공동발의하기로 결정했다”고 ‘최후통첩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사퇴권고결의안 자체가 법적 구속력이 없어 결의안이 국회를 통과해도 실질적으로 최 의원의 사퇴를 이끌어낼지는 불투명하다.

이에 대해 민주당 이낙연 원내대표는 “국회의 이름으로 사퇴를 촉구하는 것은 정치적으로는 제명에 해당된다”고 밝혔다.

한나라당 이계진 대변인은 이날 오전 서울 염창동 당사에서 기자브리핑을 갖고 “의원총회 등의 절차가 필요한 점과 최 의원이 오늘 중이라도 사퇴를 결심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최 의원의 사퇴를 다시 촉구하지만 실행이 안 되면 국회 차원의 결의안 처리를 검토할 수 있다는데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김재원 기획위원장도 이날 kbs라디오에 출연해 “최 의원이 더 이상 시기를 끌거나 한나라당에 부담을 줘서는 안 된다는 데 당내 의견이 모아졌다”면서 “오늘 내일(15~16일) 중으로 최 의원이 의사표시를 하지 않으면 당 차원에서 제명처분 움직임을 보여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나라당은 16일 긴급 의총을 소집해 사퇴권고결의안 제출 및 처리문제에 대한 당내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

열린우리당과 민주당, 민주노동당은 한편으로 한나라당을 압박하고 나섰다.

열린우리당 우상호 대변인은 이날 “한나라당이 교도소 성추행 문제에선 직접 가해자가 아닌 법무장관에게 지휘책임을 물어 장관직을 물러나라고 하면서 성추행의 직접 범죄자인 최 의원은 보호하는 이중잣대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느냐”며 한나라당을 비판했다.

민주당 이상열 대변인도 “박근혜 대표는 말로만 대국민사과를 하지 말고 최 의원의 제명결의안을 앞장서서 제출하는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민주노동당 박용진 대변인은 “한나라당이 이 문제를 당사자간 화해와 사과로 문제를 일단락 지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이는 큰 착각일 것”이라며 “민노당이나 정치권이 최 의원 ‘사과권고결의안’이 아니라 ‘사퇴권고결의안’을 추진하고 있는 이유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라”고 말했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
김수연 동아닷컴 기자 sia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