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후 울산 울주군 삼동면 조일리 경부고속철도 원효터널 안. 뿌연 먼지를 내뿜으며 바위를 뚫는 굴착기 소음 때문에 바로 옆 사람과 대화가 불가능할 정도였다.
이 터널은 지율(知律) 스님이 공사 중단을 요구하는 단식농성을 벌여 이목을 집중시킨 곳. 지난해 11월 30일 공사가 재개된 이후 하루 24시간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공사는 붉은 페인트로 표시된 터널공사 구간 암벽을 점보드릴로 150여 개의 구멍을 뚫어 화약(하루 300kg)을 넣어 폭파한 뒤 굴착기로 바위를 잘게 부순 뒤 덤프트럭으로 실어내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울산과 경남 양산시의 천성산과 정족산을 뚫고 지나는 총연장 13.28km인 이 터널은 13일현재 울산에서 부산 방면으로 8.445km 구간은 SK건설이, 부산에서 울산 방면으로 4.835km 구간은 현대건설이 공사를 맡고 있다. SK건설은 현재 1.2km를, 현대건설은 440m를 각각 뚫어 20%의 공정을 보이고 있다.
하루 30∼40m 씩 공사가 진척되고 있어 공사가 또 다시 중단되지 않는 한 내년 6월 경 터널이 관통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터널은 지율 스님의 단식농성으로 2004년 8월 26일부터 100일간, 2005년 8월 30일부터 91일간 공사가 중단됐다.
SK건설 김부환 현장소장은 “지율 스님의 주장과 달리 터널 안에 ‘물 빠짐’ 현상은 없다”면서 “원효터널 구간은 퇴적암이어서 굴착 작업에 필요한 물을 터널 바깥에서 운반해 사용할 정도”라고 말했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은 지난달 28일 환경영향 공동조사 결과 “터널공사가 산지 늪지와 지하수 생태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고속철 천성산 관통저지 전국비상대책위원회’ 등 환경단체는 “터널공사로 물 빠짐 현상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한국철도시설공단과는 다른 환경영향조사 결과를 대법원에 제출했다.
지율 스님 등이 2004년 10월 제기한 원효터널 공사 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한 결론은 이르면 이달 말경 대법원에서 판가름날 전망이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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