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의 최종 판결이 난 전날과 달리 날씨가 쾌청했다. 돌을 가득 실은 15t 덤프트럭이 굉음을 내며 움직였다.
덤프트럭이 1t 안팎의 바위들을 쏟아 부었지만 수심 16m의 바다는 ‘꾸르륵’ 하는 소리와 누런 거품을 남긴 채 바위를 흔적도 없이 삼켰다. 이날 하루 동안 바다에 부은 돌은 15t 덤프트럭 4500대 분량.
새만금 사업에 대한 15년간의 논란을 뒤로하고 방조제 연결 공사가 다시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이날 작업은 24일부터 한 달 동안 계속될 방조제 끝물막이 본공사를 앞두고 안전대책을 점검하기 위해 마련됐다. 공사 관계자들은 ‘방조제 전진공사’라고 부른다.
1998년부터 방조제 현장에서 일한 새만금사업단 2공구 사업소장 최용선(崔容旋·48) 부장은 “얼마 후면 33km 방조제를 달릴 수 있겠구나 생각하니 감개가 무량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방조제 가운데 아직 연결되지 않은 2개 구간 2.7km의 끝물막이 공사가 다음 달 24일경 끝나면 세계에서 가장 긴 방조제(길이 33km)가 생긴다.
끝물막이 공사는 간조 때 방조제 일대에 미리 만들어 놓은 돌망태와 사석을 붓고 만조 때는 보강공사를 하는 방법으로 진행된다.
새만금 유역의 빠른 조류로 3, 4월에만 방조제 전진공사가 가능하다. 이때를 놓치면 공사가 1년여 더 늦춰진다.
한국농촌공사는 지난해부터 3t 규모의 돌망태 27만 개, 3∼6t 규모의 암석 90만 m³를 준비했다. 15t 덤프트럭 21만 대분이다. 덤프트럭 210대, 불도저 210대, 바지선 14대, 예인선 14대 등 장비 281대를 사용한다.
방조제 미연결 구간을 통해 드나드는 바닷물 양은 하루 72억 t으로 소양댐 저수량의 2.5배에 이른다. 공사가 진행되면서 개방구간이 좁혀지면 바닷물 속도가 초당 7m로 빨라진다.
새만금사업단은 16일 오후부터 내부 수압을 조절하기 위해 방조제 두 곳에 설치된 배수 갑문의 수문을 열었다.
배수갑문은 동양 최대로 36개의 수문으로 만들어져 있다. 수문 한 개의 크기가 가로 30m, 세로 15m에 무게가 500t(쌀 6000가마)이나 된다.
방조제가 연결되면 방조제 보강과 도로포장, 조경공사가 이어진다. 간척지 개발을 통한 농지조성은 2008년부터 본격화되며 담수화 및 소금기 제거를 거쳐 농지로 사용하려면 10년 정도 걸린다.
군산=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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