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군사기밀 佛업체에 넘겨…국방과학硏 기밀유출 수사

  • 입력 2006년 3월 22일 03시 00분


국방과학연구소(ADD) 기밀 유출 사건을 수사 중인 대전지검 공안부(부장 김훈·金勳)는 21일 국내 컨설턴트로부터 군사기밀을 빼낸 프랑스 무기제조업체 T사의 한국지사장 P(56·프랑스인) 씨 등 2명을 구속했다.

이로써 이번 사건으로 구속된 사람은 ADD 전현직 연구원을 포함해 4명으로 늘었다.

검찰에 따르면 P 씨는 지난해 7월 13일 T사와 계약을 한 대전 군수산업 컨설팅업체인 P사 대표 박모(65·전 ADD 부소장·구속) 씨에게 부탁해 저고도 레이더 안테나 송수신 기술 방식에 대한 정보를 입수한 뒤 프랑스 본사로 보낸 혐의다.

P 씨는 또 1월 초순 역시 박 씨에게서 차기 호위함 레이더의 요구 성능을 담은 문서(군사기밀 3급)를 입수해 본사로 보냈다.

박 씨는 ADD 부소장을 지내며 쌓은 친분을 이용해 군사정보를 ADD 책임연구원 이모(54·구속) 씨에게서 e메일로 전달받아 T사로 보냈다.

검찰은 T사가 2004년 하도급을 맡았던 단거리 지대공 미사일 개발사업(일명 천마사업)이 기술 이전과 가격 문제로 지연되자 박 씨가 군 고위 관계자를 만나 양산 체제를 갖추도록 도와준 뒤 T사에 100만 유로(약 14억 원)를 요구한 사실을 추가로 밝혀냈다.

박 씨는 T사에서 이에 따른 대가를 받지 못하자 다른 사업을 도와줄 때마다 연봉 4억8000만 원 외에 1%의 커미션을 받는다는 내용의 계약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육사 22기인 박 씨가 군 고위관계자를 만나는 과정에서 불법 로비가 있었다는 정황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한편 21일 P 씨와 함께 구속된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N사의 대표 박모(34) 씨는 군 관련 컴퓨터 시뮬레이션 개발에 활용하려고 30건의 군사기밀이 담긴 문서를 강모(54·전 ADD 연구원) 씨에게서 입수한 혐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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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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