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목타는 봄… 애타는 전남

  • 입력 2006년 3월 22일 06시 45분


전남 여수시 화양면 고내리 주민들은 열흘에 한번 소방차로 식수를 공급받고 있다. 한번에 8t 정도를 받지만 30여 가구 주민 60여 명이 쓰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김영길(52) 이장은 “목욕은 차로 20분 거리인 여수시내로 나가서 하고 빨래나 설거지는 식수로 쓰지 못하는 지하수 물로 해결한다”며 “농업용수가 부족해 일부 작물은 파종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봄 가뭄이 심각하다. 식수난으로 전남지역 4개 시 군 2만8000여 명이 제한 및 운반급수를 받고 있다.

광주전남 광역상수원인 주암댐 저수율이 담수 이후 최저수준으로 떨어진 가운데 지방상수원 저수율이 55.4%에 그쳐 수돗물 공급에 비상이 걸렸다.

21일 전남도에 따르면 올 들어 강우량이 1198mm로 평년(1388mm)에 비해 190mm 적다.

주암호 물은 만수위(7억700만t) 때의 32.4%인 2억2900t에 불과하다. 평년 담수율(46.3%)보다 훨씬 낮다.

도내 67개 지방상수원도 평년보다 적은 55.4%의 담수율을 보여 만수위 보다 2000만t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농업용수를 공급하는 나주, 장성, 담양, 광주호 등 전남지역 4대호의 저수율은 평균 80%로 지난해 89%보다 9% 포인트 떨어졌다.

봄 가뭄이 계속되면서 신안군 흑산면이 6개월째 7일제 제한급수를 한다. 완도군 금일읍 주민들은 지난해 11월부터 5일에 한번 물을 공급받는다.

완도군 노화, 보길, 군외, 소안, 고금, 약산, 금당면, 진도 관매도 등 8개 지역은 3일마다 급수를 받는다.

전남도는 섬 지역에 비가 오지 않아도 3개월 이상 수돗물 공급이 가능하도록 제한급수를 계속 실시하고 상수도가 보급되지 않은 낙도지역에 대해서는 배로 물을 나를 계획이다.

정종국(丁鍾國) 전남도 수질개선과장은 “주암댐은 앞으로 8개월간 식수 공급이 가능해 문제가 없지만 지방상수원 담수율이 계속 떨어지면 제한 급수가 불가피하다”며 “장흥댐 관로공사가 마무리되는 다음 달부터 완도 등 일부 지역 식수난이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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