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理知논술/고교 교과 논술]과학<2>실험의 설계

  • 입력 2006년 3월 28일 03시 00분


▽변인 통제▽

모든 과학적 가설은 ‘C(원인)→E(결과)’의 구조를 가지며, 이를 검증하기 위해서는 실험군과 대조군을 비교해야 한다. 실험군과 대조군은 C(조작변인)는 서로 다르고, 그 밖의 모든 요인(통제변인들)은 서로 똑같게 설정돼야 한다. 예를 들어 ‘일조량이 광합성량에 영향을 준다’는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화분을 다섯 개 준비했다면, 다섯 개의 화분 가운데 네 개는 실험군으로서 일조량을 서로 다르게 설정해 주고, 나머지 한 개의 화분은 대조군으로서 일조량을 0으로 해 주어야 한다. 그리고 다섯 개의 화분에서 일조량을 제외한 나머지 요인(통제변인)―온도, 이산화탄소(CO2) 농도, 토질, 식물의 종류, 물의 양 등―은 서로 똑같게 설정해야 한다.

[예제]

X라는 물질의 농도가 0.5ppm인 호수에서 붕어의 부화율이 낮아진 원인이 X인지를 검증하고자 한다. 실험자 ‘갑’은 오염되지 않은 호수에서 붕어알을 채취해 실험군에는 주삿바늘로 생리식염수에 녹인 X를 주입한 반면 대조군에는 아무런 처리를 하지 않고 부화율을 비교했다. 반면 실험자 ‘을’은 오염되지 않은 호수에서 채취한 붕어알을 X의 농도가 0.5ppm인 호수물에 넣어 두어 부화율을 조사했다. 갑과 을의 실험을 비판하라.

[답안]

‘갑’의 실험군에 주입된 생리식염수나 주삿바늘로 찌른 행위가 부화율에 영향을 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대조군에도 주삿바늘로 생리식염수를 주입해야 한다. ‘을’의 실험은 적절한 대조군이 설정되지 않았다. 또 오염되지 않은 호수에서 이미 수정된 붕어알을 실험에 이용했으므로 X가 그 이전 단계인 정자, 난자 형성 과정이나 수정 과정에서 미치는 영향을 검증할 수 없다.


▽일란성 쌍생아 연구▽

후천적 요인(환경)이나 선천적 요인(유전자)이 특정한 형질에 미치는 영향의 상대적 크기를 비교하기 위해 일란성 쌍생아를 대상으로 조사를 할 수 있다. 일란성 쌍생아는 유전자가 똑같으므로 유전자가 통제변인이 되는 셈인데, 만약 이들이 따로따로 입양되어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랐다면 환경이 조작변인이 되는 셈이다. 이런 경우를 추적 조사해 형질을 비교해 보면, 여러 형질이 환경 또는 유전자의 영향을 크게 받는 순서를 알아볼 수 있다.

[예제]


다음 표는 일란성 쌍생아가 함께 자란 경우와 서로 다른 가정으로 입양돼 각기 자란 경우를 조사해 지능, 키, 몸무게의 일치율을 나타낸 것이다(수치가 1에 가까울수록 많이 닮은 것임). 세 가지 형질 가운데 유전자 또는 환경의 영향이 큰 것부터 순서대로 답하고 그 이유를 설명하라. 또 이러한 조사를 통해 특정 형질에 유전자와 환경 가운데 어느 것이 더 큰 영향을 미치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가?

[답안]

일란성 쌍생아임에도 불구하고 따로 큰 경우에 일치율이 낮게 나타나는 형질은 상대적으로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는 것이다. 일란성 쌍생아가 따로 자랐는데도 그 일치율이 높은 형질은 상대적으로 유전자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이다. 유전자 영향이 큰 것(환경 영향이 작은 것)부터 순서대로 나열하면 키, 몸무게, 지능의 순서이다. 이러한 연구방법으로는 여러 형질 가운데 유전자(또는 환경)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많이 받는 순서는 알 수 있지만, 특정한 형질이 유전자와 환경 가운데 무엇에 의해 더 크게 영향을 받는지는 알 수 없다.

▽인과관계와 상관관계▽

상관관계는 두 변인의 값의 변동이 서로 통계적으로 상관이 있다는 것이고, 두 변인의 값의 변동을 원인-결과 관계로 설명할 수 있으면 이를 인과관계라고 한다. 즉 인과관계는 상관관계의 부분집합이다. 따라서 상관관계가 나타난다 해도 이것이 인과관계가 아니라 통계적 착시현상이거나 우연의 일치일 가능성에 주의해야 한다. 또한 상관관계를 인과관계로 해석하는 경우에도 다양한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 예를 들어 변인 ⓐ와 ⓑ 사이에 상관관계가 나타난다면 ⓐ가 원인이고 ⓑ가 결과일 수도 있지만 ⓑ가 원인이고 ⓐ가 결과일 수도 있으며, 제3의 요인인 ⓒ가 ⓐ와 ⓑ 모두의 원인일 수도 있다.

[예제]

비타민C를 다량 섭취한 사람들의 암 발병률이 낮게 나타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러한 보도를 접했을 때 해석상 유의할 점을 지적하라.

[답안]

사람을 대상으로 실험하는 경우에 오랜 기간에 걸쳐 여러 변인을 철저히 통제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따라서 이 연구는 비타민C를 다량 섭취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암 발병률을 단순 비교하여 발표했을 것이다. 그런데 건강을 위하여 비타민C를 다량 섭취할 정도의 사람이라면 평소 건강에 유해하다고 알려진 생활습관이나 음식을 삼갔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암 발병률이 낮은 것이 단순히 비타민C의 섭취 때문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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