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계룡산 ‘남매탑’ 붕괴위기… 곳곳 균열·파손

  • 입력 2006년 3월 28일 06시 54분


‘남매탑’이라는 이름으로 유명한 계룡산 청량사지 5층(보물 제1284호), 7층(보물 제1285호) 석탑의 훼손이 심각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지난해 6월 충남 공주시 의뢰로 정밀진단을 실시한 공주대와 문화재보존과학연구소의 중간용역보고서에 따르면 두 석탑은 육안으로 보아도 기울어졌을 뿐 아니라 부재(部材·건축물의 뼈대를 이루는 재료) 파손, 표면박리(벗겨지고 떨어짐)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5층 석탑의 경우 상륜부는 풍화의 진행으로 파손되거나 균열됐고 탑신부는 부재의 이지러짐이나 간격 벌어짐으로 불안정했다. 망간산화물 표출로 지대석에는 흑화현상이 발생했다.

7층 석탑도 북측 상대갑석(상층 기단의 윗면을 덮는 석판)에서 미세 균열과 층상 균열이 관찰됐다.

두 석탑 옥개석(탑신석 위에 올리는 부재) 낙수면에는 선태류가 집중적으로 서식하는 등 주변 나무와 미생물에 의한 생물학적 오염이 심각한 것으로 분석됐다.

정밀진단을 수행한 공주대 이찬희 교수는 “두 탑을 보전하려면 자연풍화작용을 진정시키기 위한 보호각 설치와 산성비로 인한 2차 오염 세척, 생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약품처리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그는 “부재 이격과 표면박리 등 기계적 풍화 훼손을 줄일 수 있도록 간극이 큰 지점에 대한 접합 및 강화 처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고려 중기에 세워진 남매탑은 백제멸망 후 한 왕족이 계룡산에서 수도하다 호랑이 목에 걸린 가시를 빼내주고 호랑이의 보은으로 여인을 얻었으나 결혼하지 않고 의남매를 맺어 수도에만 전념했다는 전설이 서려있다.

1944년 7층 석탑이 도굴로 붕괴되면서 1961년 보수공사를 했다. 1998년 보물로 지정됐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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