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투명행정-주민공모로 ‘님비 극복’ 첫삽

  • 입력 2006년 3월 28일 06시 54분


충북 제천시 자원관리센터(생활쓰레기 종합처리장)가 28일 착공한다.

신동 동막골 77만2500여m²의 터에 467억7900만 원을 들여 짓는 자원관리센터는 2008년 완공된다. 14만 제천시민이 배출하는 하루 50t가량의 생활쓰레기를 처리할 예정.

혐오시설에 대한 거부감이 있었지만 제천시의 투명행정과 성실한 설명으로 주민공모에 의해 부지가 확정되는 전국 첫 사례(본보 2003년 12월 10일자 A31면)로 관심을 모았다.

▽첨단 친환경 시설로 조성=자원관리센터는 매립시설, 소각시설, 음식물 자원화시설, 재활용기반시설 등 4개의 처리시설로 구성된다. 친환경적으로 생활쓰레기를 처리하고 이를 자원화 하도록 설계 돼 있다.

국제규격을 갖춘 잔디축구장 3면과 풋살구장, 눈썰매장, 다목적 구장 등 체육공원을 함께 조성한다.

또 다목적 광장과 생태연못, 야생화단지, 약초원 등 생태공원을 만들어 시민 쉼터로 활용하고 주변 관광지와 연계할 계획이다.

쓰레기를 태울 때 발생하는 폐열을 이용해 열대식물 재배와 곤충을 사육하는 온실을 만들어 청소년의 산교육장으로 이용할 예정이다.

제천시 자원관리팀 강구 담당은 “안전하고 친환경적인 전국 최고의 모범적인 생활쓰레기 처리시설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쓰레기 처리장을 우리 마을에=제천시는 기존 고암쓰레기 매립장이 2008년이면 포화상태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새 처리장 물색에 나서 2003년 1월 부지를 공모했다.

주민발전기금 30억 원 지원과 숙원사업 우선 해결 등의 인센티브를 내걸면서도 ‘님비(NIMBY)’ 현상 탓에 큰 기대를 걸지 않았다.

그러나 예상은 빗나갔다. 6개 마을이 “우리 마을에 세워 달라”며 경쟁을 벌였다. 행정당국이 일방적으로 후보지를 선정하고 통보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투명하고 치밀하게 추진한 결과였다.

2002년 7월 기본계획을 마련한 제천시는 꾸준한 설명회와 선진시설 견학을 통해 주민의식 변화를 유도했다.

담당 공무원은 일본 등 선진국을 돌며 쓰레기 처리장 운영방식과 설립 과정을 조사했고 중립적인 선정위원회를 만들어 모든 과정을 공개했다.

전문연구기관의 타당성 조사와 토론 등을 거쳐 2003년 10월 24일 신동 동막골이 최종 선정됐다.

엄태영(嚴태영) 제천시장은 “계획부터 후보지 선정까지 모든 과정을 투명하게 진행하자 주민 의견이 반대에서 찬성으로 돌아섰다”며 “혐오시설 추진에 어려움을 겪는 타 지자체들의 모델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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