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 커피” “그린 웨딩”…‘윤리적 소비문화’ 새 물결

  • 입력 2006년 3월 30일 03시 03분


클린 커피…美 ‘저개발국 농가 지원’ 상품 불티

‘매일 매일의 소비행위가 환경 파괴를 막고 저개발국의 생산자들에게도 이익이 된다면….’

미국의 10대와 20대 초반의 학생들이 ‘윤리적 소비운동’에 점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29일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에 따르면 이 같은 소비의 대상은 한 잔의 커피나 코코아와 같은 사소한 품목들이다. 하지만 학생들은 좀 더 친환경적인 곳에서 재배하는 커피 한 잔을 뽑아먹을 때마다 ‘나도 환경을 지킨다’는 자부심을 느낀다.

▽무력감 탈출=어린 학생들이 아프리카와 중남미의 커피 재배농가들을 돕거나 이들 지역의 환경을 보호하는 거창한 일에 본격적으로 나서기는 힘들다. 하지만 커피 한 잔이나 바나나 한 개를 사면서 농가도 돕고 환경도 보호할 수 있다면? 멋진(Cool) 일이 아닐 수 없다.

미 30개 대학의 학생들은 대학 당국에 ‘공정거래(Fair Trade)’ 인증서가 붙은 커피원료를 구매하도록 했다. 이 인증서는 아프리카와 중남미 등의 농가가 친환경적으로 재배하고 제값을 받는다고 인정하는 확인장이다. 300개 대학이 뒤를 따르고 있다. 현재 공정거래 인증서를 확보한 업체들은 커피 17개국 52개사, 차 3개국 6개사 등이다.

윤리적 소비운동에 참여하는 학생들은 “매일 음식을 살 때마다 환경이나 생산자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 걸까”라고 되묻는다.

▽편리하기도=친환경 상표가 붙은 커피를 사 마시는 일은 아주 쉽다는 점도 매력을 느끼게 한다. 세계적 커피체인인 스타벅스는 바로 이 점을 영업에 활용했다. 생수 한 병을 팔 때마다 5센트를 개발도상국의 정수사업에 기증하는 전략을 세웠다. 결과는? 대성공.

▽희생은 싫다=윤리적 소비운동의 배경에는 어린 학생들이 풍요한 환경에서 자라났다는 점도 작용했다. 부모 세대가 ‘불매운동’이라는 자기희생적 활동에 나섰다면 이들은 좋은 음식을 먹으면서 환경도 지킨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 진 기자 leej@donga.com

그린 웨딩…英언론 ‘환경친화 결혼식 소개’ 화제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결혼식이 다른 한편으로는 환경을 해치고 있다면…?’

영국 BBC방송의 사회자 페니 포이저 씨는 “결혼 산업이 너무나 상업적이어서 환경 파괴가 심해지고 있다”며 “환경친화적인 ‘그린 웨딩’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들의 사고방식”이라고 지적했다.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가 27일 환경친화적인 ‘그린 웨딩’법을 소개했다.

▽드레스=휘황찬란한 고가의 웨딩드레스로 친구들의 시선을 끌고 싶겠지만, 지구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 일이다. 디자이너 조안 매킨 씨는 “대부분 웨딩드레스는 극동 지방의 공장에서 생산되는데 그곳은 노동착취와 열악한 근로조건으로 문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웨딩드레스 원단에 많이 사용되는 폴리에스테르 섬유는 석유화학제품.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지 않고 생산과정에서 에너지와 물이 많이 필요하다. 경매사이트인 e베이나 국제구호단체 옥스팜에서 중고 드레스를 구입할 수 있다.

▽반지=금, 보석 채광은 환경을 파괴하고, 인체에 유독한 화학물질을 지하수에 흘려보낼 수 있다. 또 광원들의 노동환경은 열악하며 채광 산업에서 얻은 이득은 아프리카의 내전과 같은 전쟁 자금으로 쓰이기도 한다.

인조 다이아몬드와 재활용으로 만든 반지를 구입하는 것이 좋다.

▽피로연=결혼식장과 피로연 장소가 멀지 않게, 행사장으로 이동할 때에는 한 차에 많은 사람이 타는 게 환경에 도움이 된다. 재활용 홍보단체인 ‘리사이클 나우’의 줄리 브라운 씨는 “일회용기를 피하고 자기나 유리그릇을 사용하라”고 권했다.

▽색종이 조각=색종이 조각은 썩지 않고 토양을 오염시킨다. 10년 전 찰스 허드슨 씨는 환경친화적인 생화 꽃가루 제조회사를 차렸다. 이 회사는 손으로 꽃잎을 따고 이를 자연 건조시켜 꽃가루를 만든다. 가수 마돈나와 영화배우 캐서린 제타존스의 결혼식에 사용됐다.

▽꽃=수입 꽃은 규정된 양 이상의 농약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지역 농가의 제철 꽃을 쓰자. 화분 꽃을 사용하고 결혼식 뒤 하객들에게 선물로 주는 게 좋다.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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