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김해공항의 항공기 운항 통제 시간은 오후 10시부터 다음달 오전 7시까지. 서울의 김포공항이나 제주공항은 오후 11시부터 다음달 오전 6시까지 항공기 운항을 통제하고 있다. 김해공항의 항공기 운항시간이 이들 공항보다 2시간 짧은 셈이다.
이 때문에 김해공항에서 출발하는 첫 비행기 운항은 오전 7시, 김포나 제주에서 부산으로 출발하는 마지막 비행기의 운항은 오후 8시10분이어서 이용객이 불편을 겪어왔다.
부산에서 오전 7시 첫 항공기를 타고 서울로 갈 경우 대부분 업체의 업무 시작시간인 오전 9시까지 서울시내 목적지까지 도착하기가 쉽지 않았다. 서울에서 업무를 마치고 서둘러 오후 8시 이전에 공항에 도착해야 부산으로 되돌아 올 수가 있다.
국제선의 경우 운행 제한시간에 걸려 운항 스케줄이 맞지 않아 김해공항이 국제공항으로서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 김해공항은 연말 국제선 신청사 완공을 앞두고 있어 운행시간 연장이 더욱 절실하다.
부산지방항공청은 이 같은 상황을 감안해 최근 김해국제공항의 항공기 운항 통제시간을 김포공항과 같게 조정하기로 공군 제5전술공수비행단과 사실상 합의했다. 1976년 건설된 김해공항은 군사공항이어서 공항통제권을 공군이 가지고 있다.
그러나 공군은 주민 민원을 사전에 해결할 것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김해공항 주변 주민들은 소음피해를 우려해 운항 시간 연장에 강력히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해공항소음피해대책위원회와 서부산시민협의회는 29일 기자회견을 갖고 항공기 소음피해지역 조사와 보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공항 주변지역 피해주민 지원법’을 제정하도록 요구했다.
이들 단체는 김해공항이 운항시간 연장을 강행하면 항로에 애드벌룬을 띄워 운항을 방해하고 대형 농기계로 공항 진입로를 점거하는 등 집단행동을 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에 대해 항공청과 항공사는 운항시간이 연장돼도 국내선과 국제선을 합해 하루 4∼5회 정도 운항 편수가 늘어나는 데 그쳐 주민 피해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부산지방항공청 관계자는 “주민들이 해결 가능한 조건을 제시한다면 언제든지 협상에 응하겠다”고 말했다.
석동빈 기자 mobid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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