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찰청 관계자는 2일 “한 후보자 측에서 지난달 말 서울중앙지검에 공문을 보내 통혁당 사건 수사기록의 제공을 요청해 왔다”고 밝혔다.
한 후보자가 검찰에 통혁당 사건 수사기록 제공을 요청한 것은 곧 있을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이 문제가 쟁점화할 것에 대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김원기(金元基) 국회의장에게 한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보냈으며, 이에 따라 국회는 이번 주 중 인사청문특위를 구성하는 등 인사청문회에 착수할 예정이다.
최근 한나라당 박근혜(朴槿惠) 대표는 “한 후보자가 남편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한 만큼 이념적 성향에 대해 확실히 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통혁당 사건은 중앙정보부(국가정보원 전신)가 1968년 8월 24일 북한 조선노동당의 지령을 받았다고 밝힌 ‘통혁당 간첩단’ 사건을 말한다. 당시 검거된 158명 중 73명(23명 불구속)이 검찰에 송치됐고 김종태(金鍾泰)를 비롯한 주모자 4명은 사형을 당했다.
중정 발표에 따르면 박 교수는 서울대 등 각 대학의 기독교계 학생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경제복지회’ 회장으로 모임을 이끌며 북한의 경제제도를 찬양하며 연구했고 부인인 한 후보자도 ‘포섭’한 것으로 돼 있다.
박 교수는 이 사건으로 구속돼 징역 15년형을 선고받고 13년간 옥살이를 한 뒤 1981년 성탄절 특별사면으로 출소했다. 당시 경제복지회 부회장이던 한 후보자도 붙잡혔으나 강원용(姜元龍) 목사와 교인들의 탄원으로 풀려났다.
박 교수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조선노동당이나 통혁당 같은 조직에 가입한 적도 없고 포섭된 적도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검찰의 한 간부는 “수사기록에 통혁당은 북한 조선노동당의 전위조직으로 돼 있다”며 “국정원의 ‘과거사건 진실규명을 통한 발전위원회’ 조사 대상에 이 사건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도 주목된다”고 말했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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