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청계천로 건물표지판 통일한다

  • 입력 2006년 4월 10일 03시 00분


‘청계천은 알겠는데 청계천로는 글쎄?’

지난해 10월 복원된 청계천은 서울 시민의 사랑을 받고 서울을 대표하는 새 관광 명소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청계천로’는 청계천만큼 관심을 끌지 못한다. 청계천에서 가까운 금융기관 중 지점 명칭을 ‘○○ 청계천점’으로 바꾼 곳이 한 곳도 없을 정도다. 왜 그럴까?

▽새 주소이름은 낯설어=서울시는 청계천 복원 이후 금융기관에 “○○ 청계천점으로 바꾸는 게 어떻겠느냐”고 여러 번 권유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금융기관은 ‘종로점’ ‘광교점’ ‘을지로점’ 등 기존 명칭을 사용하고 있다.

도로를 기준으로 하는 새 주소 ‘청계천로’를 시민이 잘 모르기 때문에 ‘○○ 청계천점’으로 바꿀 수 없다는 것.

청계천 주변의 빌딩 역시 수십 년간 사용한 주소를 버리지 않았다. 새 주소 시스템이 더 합리적이고 선진국형이라고 강조해도 “아무런 불편이 없는데 왜 주소를 바꾸겠느냐”는 반응이다.

옛 갑을빌딩의 경우 빌딩 이름을 ‘청계 일레븐’으로 바꾸면서 ‘종로구 서린동 149번지’에서 ‘종로구 청계천로 11번’으로 주소를 변경했다.

▽‘청계천로’는 다르다=서울시는 건물주나 지점장을 설득하기에 앞서 ‘청계천로’를 적극적으로 알리기로 했다.

서울시는 9일 새 주소를 담은 건물 표지판 양식을 자치구가 알아서 정한다는 원칙을 ‘청계천로’에는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청계천이 흘러가는 종로구, 중구, 동대문구, 성동구 등 4개 자치구별로 달랐던 표지판을 하나로 통일하고 세련된 디자인으로 제작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녹색과 청색 위주의 건물 표지판을 대체할 ‘청계천로’ 통일 표지판 시안을 자치구에 보내 이달 중순까지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

시안에는 청계천의 국제적 위상을 고려해 한글과 영문을 병기하고 자유분방한 글씨체를 도입하거나 물결무늬를 넣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세련된 청계천로 건물 표지판이 줄지어 부착되면 자연스럽게 ‘청계천로’가 알려질 것”이라며 “프랜차이즈 음식점과 금융기관 일부가 지점 명칭 변경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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