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理知논술]초등 논술 클리닉(5, 6학년)

■ 논제

676년 신라의 삼국 통일은 우리 민족이 이룬 최초의 통일로서, 단일 민족 문화를 이루는 기반을 마련하였습니다. 하지만, 중국 당나라의 도움을 받아 통일을 이루었다는 점과 고구려의 땅을 대부분 잃어버렸다는 점에서 한계도 지니고 있습니다. 만약, 신라가 아닌 고구려나 백제가 삼국을 통일했다면 어떤 일이 일어났을지 300자 내외로 논술하세요. [6학년 1학기 사회 1단원]

■ 학생글

권지연·대구 침산초등학교 5학년

신라는 삼국을 통일하기 위해 방법을 가리지 않고 노력한 것 같다. 당나라의 힘을 빌려 삼국을 통일한 것은 눈앞에 보이는 이익만 생각하고, 훗날에 일어날 비극을 생각하지 않은 것 같다. 백제는 신라 못지않게 강한 국력과 지혜를 가지고 있었다. 그런 백제가 삼국을 통일했다면 백성들이 풍요롭게 살았을 것이다. 기름진 땅을 가진 백제는 다른 나라보다 농업이 발달했기 때문에 오랜 전쟁을 하더라도 배고픔에 시달리지 않고 승리할 가능성이 많다. 또, 침착하고 지혜로운 백제인의 특성을 살려 삼국을 가난에서 구해 냈을 것이다. 그리하여 백성들 또한 나라에 충성할 수 있었을 것이고 그런 나라는 더 부강한 나라가 되었을 것이다.

고아라·서울 인수초등학교 6학년

고구려는 말타기, 활쏘기에 능해 삼국 중 으뜸인 나라이다. 고구려가 삼국을 통일하고 새로운 시대를 여는 주인공이 되었다면 지금과는 다른 모습이 되었을 것이다. 광개토대왕 시대에 정복한 넓은 북부 영토로 우리 역사가 훨씬 자랑스러워졌을 것이다. 후세의 왕들이 선조의 정신을 이어받아 중국, 러시아, 더 넓게는 동남아 지역까지 고구려의 깃발을 꽂았을 수도 있다. 그래서 남하정책을 계속 펼쳐 일본을 점령했을 수도 있고 그랬다면 치욕스러운 일제강점기도 없었을 것이다. 이렇게만 되었다면 지금쯤은 세계 속의 강대국 중 강대국 안에 쉽게 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생각해야 할 점은 과거의 일과는 상관없이 오늘날 우리 대한민국이 세계 속으로 발돋움해 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 논제 분석

이번 논제는 신라가 아닌 고구려나 백제가 삼국 통일을 했을 때 일어날 수 있는 일을 가정하여, 여러 역사적 사실을 근거로 하여 추론하는 능력을 확인하는 데 그 초점을 두었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당시 삼국의 정치, 경제, 외교와 국방, 사회 문화의 특징에 대해 이해하고, 삼국 중 가장 늦게 발전한 신라가 통일을 이룬 이유에 대해서 깊이 생각해 봐야 한다. 그리고 나아가 통일 후 꽃피웠던 신라의 찬란한 문화와 장보고의 해상 활동 등의 결과도 관심 있게 살펴야 한다. 이는 백제나 고구려에 의한 통일 이후의 일들을 가정할 때 필요한 배경 지식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역사적 사실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가정을 시작하는데, 우선 할 일은 백제와 고구려 중 어느 한 나라를 선정하는 것이다. ‘문화의 우수함’과 ‘광활한 영토’로 특징지어지는 이들 나라 중에서 어느 한 나라를 선정한 후, 역사적 사실에 근거하여 내가 선정한 나라에 의해 통일이 된 뒤의 일들을 추측해 봐야 한다.

한편, 이번 논제는 신라의 삼국 통일이 지니는 의의와 한계도 함께 밝히고 있다. 따라서 백제나 고구려에 의해 통일된다는 가정을 할 때에도, 각국의 전성기와 특징만을 생각할 것이 아니라 외국과의 관계와 상황까지도 고려해야 한다.

결국 이번 논제는 역사의 흐름과 인과 관계를 논리적으로 재구성하고, 인물이나 문화, 외교와 국방, 지리적 위치 등을 고려해 어느 한 나라가 삼국을 통일한 이후를 추론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 총평

이번 논제를 잘 풀어내기 위해서는 ‘만약 ∼라면’에 해당하는 막연한 상상이 아니라, 백제나 고구려의 특성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논리적 추론이 필요하다. 글을 올린 대부분의 학생들이 ‘근거’에 바탕을 둔 ‘추론’이라는 원칙을 잘 준수했다. 그런 한편, 역시 대부분의 학생들이 단편적 추론에 그치곤 하였다. 단편적 혹은 피상적 추론에서 멈추지 말고, 구체적으로 ‘어떤 일’이 일어났을지 전개시켜 주어야 한다.

권지연 학생과 고아라 학생의 글이 구체적 추론에 해당하는 예를 보여 주고 있다. 권지연 학생은 평야 지역을 많이 확보하고 있던 백제는 그 지리적 특성 덕분에 백성들을 가난에서 구하여 부강한 나라를 이룩하였으리라는 것이다. 고아라 학생은 정복 국가로서의 특성을 가지고 있던 고구려가 삼국을 통일한다면, 더 넓은 중국 땅과 일본까지 거두어 강대국이 되었으리라고 예측하고 있다. 두 학생 모두, 각 나라의 특성에 근거하여 통일 이후 상황을 구체적으로 전개시킨 점에서 논제에 충실한 글을 완성하였다. 고아라 학생의 글은 결론 문장을 본론에서 전개된 내용과 좀 더 자연스럽게 연계되도록 다듬는다면 한결 잘 짜인 논술문이 될 것이다.

심유미 대성독서논술연구소 연구실장

■ 예상문제

1. 위의 그림은 고구려 문화재인 ‘수렵도’입니다. 이 그림을 보고 떠올릴 수 있는 ‘고구려인의 기상’과 그 이유를 써 보세요.

2. 신라가 삼국을 통일하고, 통일 이후 찬란한 문화를 이룩하는 데에는 김유신과 김춘추 등 화랑의 역할이 컸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현재 우리가 남북통일을 이루고 더욱 발전하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서는 어떤 사람이 필요할지 그 이유와 함께 써 보세요.

■ 핵심 키워드

○ 백제의 전성기

한강 유역에서 일어난 백제는 넓은 평야를 영토로 가지고 있었고 서해를 통해 중국과 교류할 수 있었기 때문에 삼국 중에서 가장 먼저 전성기를 맞았다. 4세기 근초고왕 때에는 호남 지방을 완전히 통합하고 남해안까지 세력을 넓혔으며, 중국의 요서 지방, 산둥 반도, 일본의 규슈 지방까지 진출하였다. 그리고 중국과 일본과도 활발하게 무역을 하였다. 백제의 문화는 다른 나라에 비해 대체로 섬세하고 온화한 아름다움과 우아한 멋을 보여 준다. 특히 백제는 일본에 한자, 유교, 불교를 전해 주었을 뿐만 아니라 많은 학자, 승려, 기술자들을 보내어 일본의 아스카 문화를 꽃피우게 하였다.

○ 고구려의 전성기

고구려는 압록강 중류 지역의 졸본에서 일어난 나라로, 일찍부터 주변 지역을 정복하는 데에 힘을 쏟았다. 5세기 광개토대왕 때에는 대대적인 정복 사업을 전개하여 북으로는 요동 지역에서부터 남으로는 백제의 한강 이북까지 점령하였고, 장수왕 때에는 한강 이남까지 차지하였다. 이처럼 강한 나라인 고구려는 수나라와 당나라 등 계속된 중국의 침략을 물리쳤다. 한편 고구려의 문화는 씩씩하고 굳센 기상, 패기 있고 힘이 넘치는 특징을 지녔다.

○ 삼국을 통일한 신라

삼국을 통일한 신라는 백성들의 마음을 한데 묶어 통합하고자 노력했다. 장보고가 청해진을 설치해 신라-중국-일본을 연결하는 국제 무역을 이끌며 진취적인 기상을 떨쳤다. 신라 문화의 전통 위에 고구려와 백제의 문화 전통을 합해 불국사와 석굴암, 성덕대왕신종 등과 같은 찬란한 문화재들을 만드는 등의 번영을 200여 년 동안 누리다가, 귀족들의 왕위 다툼과 농민 반란 등으로 빠르게 기울었다.

핵심 연계 교과
교과목	학년	연계 단원	논제와의 연계 요소
사회	6	1-(1)단원 ‘하나로 뭉친 겨레’	힘을 겨루며 성장한 세 나라삼국을 통일한 신라, 고구려를 계승한 발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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