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현의 자유에 목말랐던 군사독재시절부터 토론문화를 한 단계 높여 왔다.’
지용택(68) 새얼문화재단 이사장이 이끄는 ‘새얼 아침대화’에 대한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와 김병익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의 평가다.
12일로 20년째를 맞는 아침대화의 강연 인사는 240명에 이른다.
이날 오전 7시 인천 파라다이스호텔에서 열리는 제240회 아침대화에서는 이인호 명지대 석좌교수가 ‘역사 읽기와 역사 만들기’를 주제로 강연한다.
김지하 시인, 최장집 고려대 교수, 지명관 한림대 석좌교수, 박원순 변호사 등 14명의 발표 내용을 모은 ‘시대의 아침을 준비하는 사람들’이라는 강연집이 이날 출간된다.
지 이사장은 “새얼 아침대화를 ‘인천의 꽃’이라고 말하는데 인천의 긍지를 세우고 인천지역 의견을 모아 중앙에 전달하는 통로 구실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찬 모임인 아침대화는 1986년 4월 박광성 인하대 교수의 ‘골포천에 대하여’를 주제로 처음 시작한 이래 한번도 거르지 않고 매달 한 차례씩 열렸다.
해마다 1월엔 인천시장이 새해 시정계획을 발표하는 등 지역 현안에서부터 국내외 관심사를 두루 논의하는 자리.
올 들어 고건 전 국무총리와 여야 4당 대표가 잇따라 강연을 해 여론의 주목을 받았다.
각계 인사 250∼300명이 나와 강연을 경청한 뒤 질의응답을 벌인다. 참가비는 없다. 참석자 모두에게 북어 해장국과 같은 아침 식사를 제공된다.
아침대화의 총 지휘자는 지 이사장. 그의 얼굴을 보고 강사로 나서거나 아침식사를 후원하는 경우가 많은 편이다.
지 이사장은 1983년 새얼문화재단을 설립해 지역 문화운동에 나섰다. 재단에서 발행하는 계간지 ‘황해문화’(1993년 창간)는 수준 높은 학술, 교양, 문학 작품을 소개한다.
또 입상자에게 대학 특례입학 자격을 주는 새얼 백일장(동아일보사 후원)과 새얼 국악의 밤, 가곡과 아리아의 밤 같은 문화교육행사를 해마다 한 차례 연다.
지 이사장은 1만여 후원회원의 회비와 재단 기금 48억 원으로 이처럼 다양한 문화예술, 출판, 장학사업을 펼친다. 그는 재단으로부터 월급을 받거나 법인카드, 승용차를 지원받지 않는다.
“인천에서 태어난 것이 자랑은 될 수 있지만 어떤 특권이나 권리를 누려서는 안 됩니다. 항상 전 지구적으로 사고하고 지역적으로 행동하라고 말하는데 인천을 위한 일이 나라와 세계를 위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지 이사장은 4·19혁명을 주도하다 옥살이까지 한 뒤 노동운동에 뛰어들어 1978년 한국노총 사무총장을 지냈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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