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경우에도 BIS 비율이 정상 수준인 8%를 넘는다고 했기 때문이다.
이는 외환은행의 부실화가 우려되니 자격이 없는 사모펀드 론스타가 인수해도 된다고 승인한 금융감독위원회의 당시 결정이 잘못된 것이었다는 의미다.
감사원은 또 수백억 원 규모의 부실을 중복 계상한 잘못을 찾아냈다고 발표했다. 2003년 외환은행과 금융감독원의 BIS 비율 추정보고서가 부실하게 작성됐다는 뜻이다.
▽금감원, 최악의 상황에서도 9.14% 자신=금감원은 2003년 6월 17일 보고서에서 ‘현재 상황 유지 시(시나리오Ⅰ)’ 외환은행의 연말 BIS 비율은 10.0%, ‘문제기업 청산 등 악재 발생 시(시나리오Ⅱ)’ 9.14%로 전망했다.
시나리오Ⅱ는 2003년 외환카드 손실 4000억 원 외에 △하이닉스반도체 현대종합상사 SK글로벌(현 SK네트웍스)의 청산 △현대상선은 고정 이하 부실여신으로 분류 △두산중공업 출자주식의 시가(주가)평가 전환을 전제로 한 것이다.
금감원이 7월 25일 추정한 6.16%에 사용했던 최악의 전제 상황이 이미 모두 포함돼 있다.
이처럼 외환은행과 거래하던 5개 대기업이 망가지면 6082억 원의 손실이 더 발생하기 때문에 2003년 말 BIS 비율이 10.0%에서 9.14%로 떨어진다는 것이다.
6000억 원이 넘는 추가 부실에도 불구하고 BIS 비율이 0.86%포인트밖에 안 떨어지는 이유는 BIS 비율(자기자본÷위험가중자산) 계산 시 분모 자체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금감원 이곤학 수석검사역은 감사원 조사에서 “BIS 비율 6.16%는 근거도, 자신도 없었다. 그래서 9.14%를 쓰려고 했다”고 진술했다.
9.14%는 금감원의 꼼꼼한 검증을 거친 수치지만 6.16%는 외환은행이 일방적으로 보내와 검증을 못했기 때문에 이를 보고자료로 사용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 정상여신의 부실화 전제로 BIS비율 떨어뜨려=금감원이 7월 25일 외환은행 보고서를 토대로 작성한 6.16%는 최악의 상황에 정상여신의 부실화 가능성을 더했다.
다시 말해 하이닉스반도체 등 5개 대기업의 부실화 외에 이자를 꼬박꼬박 내고 있는 정상여신이 부실화될 수 있다고 추정했다. 이렇게 해서 부실자산 규모가 크게 늘어났다.
금감원은 과거 4년간의 경험손실률(1.09%)을 적용해 2003년에 정상여신에서 3438억 원의 추가 손실이 생긴다고 추정했다. 이는 외환은행의 BIS비율을 약 3%포인트 떨어뜨리는 역할을 했다. 6월 17일 보고서와 가장 크게 차이가 나는 것이 이 대목이다.
감사원은 수백억 원의 부실이 중복 계상돼 있다는 사실을 찾아냈지만 이는 BIS 비율로 보면 0.7∼0.8%포인트에 불과하다.
따라서 감사원은 정상여신 중 3438억 원을 추가부실로 추정한 것이 관례를 벗어난 과도한 행위라고 판단한 것이다. 이 부분을 정상으로 돌려놓으면 외환은행의 2003년 말 BIS 비율은 약 8.5%로 높아진다는 것이 감사원의 잠정 결론이다.
금감원의 외환은행 BIS비율 전망 | |
2003년 6월 17일 | 2003년 7월 25일 |
1. 현 상황 유지시 ―2003년 6월 말 BIS 비율 9.25% 12월 말 〃 10.0% | 1. 중립적 시나리오 ―2003년 6월 말 BIS 비율 9.60% 12월 말 〃 9.33% |
2. 문제 기업 청산 등 악재 발생 시 ―2003년 6월 말 BIS 비율 8.24% 12월 말 〃 9.14% | 2. 비관적 시나리오 ―2003년 6월 말 BIS 비율 9.60% 12월 말 〃 6.16% |
문제 기업은 하이닉스반도체 현대종합상사 현대상선 SK글로벌 두산중공업. |
김두영 기자 nirvana1@donga.com
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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