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축제가 1989년 면천초등학교에 발령받은 이인화(李仁和·41) 교사의 노력 덕분에 열리게 됐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면천면에는 고려 개국공신 복지겸(卜智謙)이 원인모를 중병을 앓아 고향인 면천에서 머물 때 딸이 아미산에서 백일기도를 하다 만난 산신령의 말대로 아미산 진달래 꽃잎으로 술을 빚어 아버지에게 드려 병을 치료했다는 전설이 내려온다.
“전설과 어우러진 이 곳의 진달래는 특별해 보였어요. 지역상징으로 발전시켜 축제를 열어보면 어떨까 생각했지요.”
진달래꽃으로 만든 면천 두견주는 1986년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됐다. 하지만 지역에서 볼 수 있는 진달래는 많지 않았다.
이 교사는 1994년 자신의 호주머니를 털어 진달래 3000그루를 구입한 뒤 면천으로 들어가는 도로 곳곳에 심었다.
이듬해에는 마을 이장단과 새마을지도자회, 부녀회가 참여하는 향토발전진달래회를 결성해 200∼300평 규모의 진달래 군락지 9곳을 조성했다. 그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당진군의 꽃(郡花)을 개나리에서 진달래로 바꾸는 운동을 전개해 1998년 관철시켰다.
이어 문화관광부와 충남도, 당진군을 찾아다니며 지원을 호소해 2001년부터 면천진달래 민속축제를 열었다.
이 교사는 결혼 못하고 숨진 영혼을 꽃 장식으로 위로하는 ‘꽃갚이’ 등 그동안 기록으로만 존재한 여러 가지 놀이를 축제에 부활시켰다.
이 교사는 “진달래의 매력에 흠뻑 빠져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럴 생각”이라고 말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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