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연쇄살인범, 타인명의 카드 대출 받으려 범행

  • 입력 2006년 4월 17일 17시 32분


천안 연쇄살인사건을 수사 중인 충남 천안경찰서는 용의자 명모(34) 씨가 타인 명의의 신용카드로 대출을 받으려고 취업을 미끼삼아 20대 여성을 유인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1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명 씨는 1월 12일 오전과 오후 자신이 낸 생활광고지의 구인 광고를 보고 나온 표모(26)와 송모(26) 씨를 천안시내 등지에서 차례로 만나 같은 날 모두 살해했다.

그는 두 여성을 차에 태우고 다니다 먼저 송 씨에게 카드대출을 문의하도록 한 뒤 대출이 불가능한 것으로 확인되자 그대로 목졸라 살해했으며 표 씨가 이를 보고 살려달라며 애원하자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뒤 2명의 사체를 천안시 풍세면 일원에 유기했다.

명 씨는 또 표 씨를 살해하기에 앞서 성폭행한 것이 유전자 감식으로 들통 날 것이 우려되자 사체를 불로 태우는 잔인함도 보였다.

경찰조사 결과 명 씨는 미리 추적이 불가능한 가짜번호 전화(대포폰)과 렌트카를 준비한 뒤 범행 장소를 물색하는 등 치밀하게 준비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명 씨가 12일 인천에서 생활광고지에 "과외교사를 모집한다"는 내용의 광고를 내고 찾아온 피해자를 성폭행하려다 미수에 그치는 등 유사한 수법의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여죄를 추궁하는 한편 공범 여부도 조사 중이다.

천안=지명훈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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