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이경자]自私高 확대는 공교육 살리기 대안

  • 입력 2006년 4월 18일 02시 58분


자립형사립고 문제를 놓고 교육인적자원부와 서울시의 공방이 치열하다.

입시 과열을 막은 평준화 30년의 성과를 부인할 사람은 없지만 지금이 진정한 평준화라고 할 사람 또한 없을 것이다. 평준화 정책을 보완하기 위해 하나 둘 인가한 특수목적고, 특성화고, 자사고의 수는 223개교로 전체 고교의 10.6%이며 운영 결과 학생과 학부모의 만족도가 높다.

반면 ‘귀족학교’와 ‘입시 위주 교육’에 대한 걱정은 적절치 않다. 귀족학교론을 들먹이는 분들이라면 생각해 보라. 우리 사회의 중간층 소득을 얻는 집에서 학비가 부담스러워 자녀를 자사고에 넣지 못하는 경우가 과연 얼마나 될지. 입시 위주의 교육을 이유로 자사고를 반대하는 분이라면 자사고가 아닌 학교에서는 입시교육을 안 하는지 한번쯤 돌아보시라.

현재 교육부는 자사고 확대 도입에 대해 보류 상태다. 사교육을 대체할 수 있다면 좋은 학교교육을 위해 기꺼이 학비를 낼 수 있다는 학부모의 정서를 무시하고 획일적인 평준화 교육만 강요하는 정부를 보면 참으로 답답하다.

원래 사립학교라면 모두 자립형이어야 하지만 학교 재정이 취약하다 보니 자사고라는 특별한 학교를 만들었다. 올해로 중동, 숙명, 진명, 휘문고가 설립 100주년을 맞는다고 한다. 이런 전통과 역사의 명문 사학에 다시 한번 우리 교육을 살리자고 도움을 청해야 하며 능력 있는 학부모를 동참시켜야 한다. 교육을 국가가 혼자 책임지고 잘해 보려다 시대의 변화와 욕구를 읽지 못해 이 지경이 되었으니 더는 혼자 애쓰지 말기 바란다.

사학들이 국가지원 없이 잘해 보겠다면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사학은 자율로써 명예와 자존심을 회복하고 학생, 학부모는 질 높은 교육에 만족하고 거기서 절약되는 재원으로 공립학교 교육을 개선한다면 서로가 윈윈 하는 것이다.

지금 이 시간에도 우리 아이들은 자란다. 처음 듣는 공영형 혁신학교 만든다며 또 시행착오로 시간 끌지 말고 기존의 시스템을 활용해 안전하고 빠르게 교육을 살려주길 바란다.

좋은 학교, 나쁜 학교 선택은 학부모가 할 테니 기회를 달라. 자식을 생각하는 학부모는 최선의 선택을 할 것이다.

이경자 인간교육실현학부모연대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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