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예식장 불법변경 말썽

  • 입력 2006년 4월 18일 07시 04분


휴일인 16일 오후 대전 서구 둔산동 캐피털타워 앞 한밭대로 변.

예식장 하객을 싣고 온 관광버스와 자가용 등이 대로변을 차지한 채 2,3중으로 뒤엉켜 주차돼 있었다.

유성방면으로 진행하던 다른 차량들은 주차차량과의 충돌을 피하기 위해 이곳에서 급정차하기 일쑤였다. 뒤따라오던 차량들은 앞 차량과 충돌을 피하기 위해 곡예운전을 해야 했다.

막대한 시민세금을 들여 건설한 한밭대로의 기능이 완전히 상실된 모습이다.

“세상에 이런 불법천지가 어디 있습니까.” 예식장을 찾아온 한 하객의 볼멘소리다.

하지만 이 같은 혼란은 이미 예고됐었다.

캐피털타워 건물 소유자인 한국자산공사는 지난해 건물 내 1층 1000여 평을 한 업자에게 예식장으로 임대했다.

하지만 예식업자는 종전의 예식장 70평 이외 음식점 자리로 돼 있던 250여 평을 예식장 및 부대시설로 불법 변경해 6개월 째 운영해오고 있다.

일반 시설을 문화 및 집회시설에 해당하는 예식장으로 변경하려면 교통영향평가를 받거나 추가 주차시설을 갖춰야 하나 이 같은 대책을 세우지 않은 것.

이러한 불법이 계속되고 있는데도 건축소유자인 자산공사는 사실상 묵인해 줘 시민불편을 담보로 수익사업에만 골몰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관할 구청인 서구청도 뒤늦게야 확인에 나섰다.

서구청 관계자는 “예식업자에게 원상복구하도록 시정 명령을 내렸다”며 “원상복구가 되기까지의 시민들의 불편과 사고위험 등은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시민들은 “관련 기관이 뒷짐을 지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며 “상급 감독관청이 직접 나서 시민을 위한 행정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불만틀 토로했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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