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단체 집회 과정에서 경찰관 6명이 집회 참가자로부터 폭행을 당했으나 경찰이 상부에 구체적인 보고를 하지 않은 데다 부상 경찰관은 진단서마저 끊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공권력 침해'에 소극적인 대응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경남지방경찰청과 창원중부경찰서는 18일 "비정규직 노동자 등 130여 명이 15일 오후 창원시 성주동 GM대우자동차 정문 앞에서 개최한 'GM대우 창원공장 비정규직 차별 철폐 결의대회' 이후 행진에 나섰고, 이를 경찰이 제지하는 과정에서 전경 2명과 직원 4명이 폭행당했다"고 밝혔다.
당시 집회 참가자들은 정문에서 2㎞가량 떨어진 후문으로 가기 위해 도로를 따라 차량 진행과 반대 방향으로 행진에 나섰고 경찰이 안전지대로 유도하는 과정에서 충돌이 발생했다. 경찰은 "이날 집회 신고에 행진은 포함되지 않아 불법이었다"고 말했다.
참가자 중 20여 명은 정문에서 400m 떨어진 GM대우 서비스센터 앞에서 전경들이 행진을 제지하자 앞쪽에 있던 전경대원 1명을 대열에서 끌어내 헬멧 등을 벗기고 폭행했으며 체증작업을 벌이던 다른 전경 1명도 때렸다.
이어 전경 구출에 나선 창원중부경찰서 강력반 우모(53) 경사의 얼굴을 한 집회 참가자가 주먹으로 때렸고 우 경사가 떨어진 안경을 주우려는 순간 여러 명이 달려들어 폭행한 뒤 5m가량 끌고 갔다. 우 경사는 팔꿈치와 무릎에 타박상을 입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또 옆에서 이를 말리던 신모(49) 경위와 강모(44) 경사, 이모(35) 경장도 각각 시위대가 휘두른 헬멧 등에 맞아 얼굴이 찢어지거나 팔꿈치를 다쳤다. 강 경사는 이마를 5바늘 꿰맸다.
경찰은 "체증 자료를 토대로 폭력시위 주동자를 찾고 있다"며 "신원이 확인되는 대로 사법처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창원중부경찰서는 당시 경남지방경찰청에 '시위대와의 마찰 및 경찰관 1명 부상'은 정보보고했으나 구체적인 내용을 포함시키지 않았다. 부상 경찰관들도 모두 진단서를 끊지 않은 채 정상근무 중이다.
당시 얼굴을 다친 한 경찰관은 "진압 과정에서 가끔 발생하는 수준의 부상이어서 심각하게 생각하지는 않았다"면서도 "시위현장에서 폭력은 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GM대우 창원공장 비정규직 지회 소속 노동자 3명은 사내 50m 높이의 굴뚝에서 해고자 복직 등을 요구하며 25일째 농성을 벌이고 있다.
창원=강정훈기자 manman@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