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의 2005학년도 신입생 3689명 가운데 특별전형으로 입학한 학생 416명 중 상당수가 성적이 부진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사실은 본보가 18일 단독 입수한 ‘연세대 학부대학 발전 계획’에서 드러났다.
이 자료에 따르면 실업계고교 특별전형(63명)과 농어촌 특별전형(100명)으로 입학한 학생의 학점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이들은 특히 공학 물리와 수학의 성적이 부진했다.
수학과목도 50% 낙제점
실업계 전형으로 입학해 ‘공학수학1’을 수강한 학생 가운데 50%가 F학점을 받았고 이들은 대부분 2학기 수강을 포기했다.
‘공학기초물리1’에서는 실업계 전형 입학생의 90%가 F학점을 받았고 그 가운데 절반이 2학기 수강을 포기했다. 2학기에 ‘공학기초물리2’를 수강한 실업계 전형 입학생의 절반이 낙제했다.
농어촌 특별전형, 특수교육 대상, 사회기여자 특별전형 입학생도 4명 가운데 1명이 F학점을 받았다.
延大, 수준별 반편성 수업
이는 대학이 정부의 방침에 따라 선발한 특별전형 입학생에게 적정한 교육을 제공하지 않은 결과이기도 하다. 일단 선발한 학생에 대한 교육의 책임은 해당 대학에 있기 때문이다.
이명희(李明熙) 공주대 교수는 “정부와 여당은 대학 실정을 고려하지 않고 실업계 전형 비율을 5%까지 늘리라고 무리하게 대학에 주문하고 있다”면서 “대학은 기초 실력이 부족한 학생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연세대 측은 올해부터 ‘공학기초물리’ 과목을 ‘공학물리학 및 실험’으로 바꾸고 수강생의 수준에 따라 3개 반을 편성해 운영하고 있다.
연세대의 한 관계자는 “앞으로 수준별 학습을 확대하고 특별전형 학생에 대한 관리를 강화할 계획”이라면서도 “정부가 학력수준을 무시한 채 대학에 특별전형 확대를 요구하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지 모두 고민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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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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