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피플&피플즈/장기기증 운동본부 강춘식 후원회장

  • 입력 2006년 4월 19일 06시 35분


“회장님. 제발 저의 어머니에게 신장을 기증할 분을 소개해 주세요.”

“이럴 때일수록 가족간의 화합이 중요합니다. 제가 힘껏 알아보죠.”

14일 오후 인천 남동공단에 위치한 ㈜금강오토텍 사장 사무실. 이 회사 사장이자, 강춘식(53) 경인지역 사랑의 장기기증 운동본부 후원회 회장이 30대 여성과 상담을 하고 있었다. 생사의 기로에 서 있는 어머니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강 회장을 만나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도움을 청한 것. “중소기업을 경영하는 입장에서 시간을 빼앗길 때가 많지만 어쩌겠어요. 도울 수 있을 때까지 뛰어야죠.”

강 회장은 1999년 초 어머니가 교통사고를 당하면서 “어머님이 완쾌만 된다면 남을 도우며 살겠다”고 다짐했다. 그 뒤 어머님이 건강을 되찾자 스스로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그 해 경인지역 사랑의 장기기증 운동본부에 회장을 맡았다. 회장이 된 뒤 매년 사랑의 1일 찻집을 열어 지금까지 1억 2000만원 수익금을 신장병 환자를 위해 기탁했다.

본인부담금을 받지 않고 투석을 해주는 사랑의 인공신장실을 위해 사재를 털어 수천만 원을 호가하는 투석기 2대를 기증하기로 했다.

주변 사람들은 강 회장이 몸으로 뛰며 장기기증 운동을 통해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올해 초 우리은행 인천 구월지점 직원 19명이 장기기증에 동참해 화제가 됐다. 이 지점의 명예지점장인 강 회장이 지점장에게 사후 장기기증을 권유하자 선뜻 동의한 것. 이 소식은 지점 책임자(과장급 이상) 7명에게 알려졌고 나머지 직원도 너나할 것 없이 장기기증에 나섰다. 강 회장은 최근 경인지역 1300여 명의 회원을 위해 조그마한 선물을 준비했다.

과외비, 외식비 등 생활비를 줄여 월 회비를 내는 회원의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회원 자녀를 위한 장학금을 내기로 결정한 것. 그는 7일 보건의 날을 맞아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국무총리상을 수상했다.

“받는 정보다 주는 정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죠. 남을 위해 희생할 수 있다는 마음은 이 세상 무엇보다 아름답습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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