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부산 아파트 공급 넘치는데 거래는 줄어

  • 입력 2006년 4월 19일 06시 35분


김모(42·의사·부산 사하구 괴정동) 씨는 현재 전세로 살고 있는 45평형 아파트의 전세가 나가지 않아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그는 분양받은 부산 해운대구 재송동 ‘더 (노,로) 센텀파크’의 50평형에 25일까지 입주할 계획이다.

김 씨는 1년 전부터 집을 내놨지만 지금까지 3, 4명만 집을 보고 갔을 뿐이다. 최근에는 아예 집을 구경하러 오는 사람조차 없다. 집 주인은 전세금을 내줄 수 없는 형편이다. 그는 울며 겨자 먹기로 5월부터 분양받은 아파트의 관리비만 내야할 판이다.

박모(39·회사원·부산 부산진구 개금동) 씨의 사정도 마찬가지. 그는 현재 살고 있는 32평 아파트가 팔리지 않아 이미 입주 시기가 지난 금정구 구서동 ‘롯데개슬’ 45평형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 최근 호가를 1000만 원이나 낮췄지만 사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없다.

최근 정부가 강도 높은 부동산정책을 발표한 데다 부산 지역의 아파트가 공급 과잉 현상을 빚으면서 집이 팔리지 않아 애를 태우는 사람이 크게 늘고 있다.

부동산 정보업계에 따르면 올해 부산 지역의 아파트 입주물량은 3만2000여 가구에 이른다. 지난해 2만6000여 가구, 2004년 2만8000여 가구에 비해 훨씬 많다. 2003년 입주물량 1만7000여 가구의 두 배에 가깝다.

센텀파크 입주사무소 관계자는 “부산에 5월까지 1만여 가구의 입주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지면서 기존 주택이 팔리지 않아 할 수 없이 새 아파트의 입주를 미루는 주민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석동빈 기자 mobid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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