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태안 경비정 소속 대원들, 주민자녀위한 공부방열어

  • 입력 2006년 4월 19일 06시 36분


“선상(船上) 공부방을 아세요?”

충남 태안해양경찰서 소속 50t급 경비정 P-68정(정장 김중남 경위) 소속 대원들이 4월 1일부터 지역 영세어민 자녀를 상대로 선상에서 무료 공부방을 운영하고 있다.

사상 초유의 경비정 공부방은 경비정 소속 대원들의 자체 혁신토론회에서 나온 아이디어.

이들은 지역 주민을 위한 활동을 고민하다 영세어민 자녀를 위한 공부방을 운영키로 했다. 대원 가운데 원상민(23) 수경과 구기혁(21) 상경이 즉각 과외교사를 자청했다.

보령 일대 해안 경비를 담당하고 있는 이 경비정은 매주 1차례씩 순찰항해를 나서지만 한번 항해에 나서면 2박 3일간 꼬박 바다에서 지내야 하기 때문에 공부방은 경비정이 대천항에 정박하는 주당 4일만 운영된다.

현재 대천서중학교 1학년 이영현(13), 김경석(13) 군 등 4명이 매일 영어와 수학을 각각 1시간씩 배우고 있다.

이 군은 “전경 아저씨들이 교과 과정도 가르쳐 주지만 해양경찰의 활동상과 바다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해줘 재미있다”고 말했다.

고려대를 다니다 입대한 구기혁 상경은 “휴식시간을 이용해 수업을 준비하고 학생을 가르치려면 피곤하지만 아이들이 공부에 흥미를 느끼며 즐거워 하는 것을 보면 보람이 앞선다”고 말했다.

김중남 경비정장은 “지역에는 변변한 학원조차 다니지 못하는 영세어민 자녀들이 적지 않다”며 “앞으로 여건이 되는대로 공부방을 조금씩 늘려 지역주민들에게 보탬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