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시민 덕분에 잡은 서울 서남부지역 연쇄살인 피의자 정모(37) 씨 호송과정에서 놓쳤다가 역시 시민 덕분에 다시 붙잡은 것으로 드러났다.
시민들의 협조가 없었다면 정 씨의 끔찍한 범행이 이어져 이 지역 주민들은 계속 공포에 떨어야할 판이었다.
경찰에 따르면 정 씨는 22일 오전 4시 50분경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 주택가의 김모(26) 씨의 지하방에 침입했다가 격투 끝에 김 씨에게 붙잡혔다. 김 씨는 이 과정에서 3차례나 둔기로 뒷머리를 맞아 피를 흘리는 등 중상을 입었다.
김 씨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서울 영등포경찰서 신풍지구대 소속 경찰관 2명이 정 씨를 넘겨받았다. 정 씨는 경찰관이 자신을 순찰차에 태우기 직전인 이날 오전 5시 30분 경 수갑을 찬 채 인근 주택가 골목길 쪽으로 달아났다.
경찰은 160여 명을 동원했으나 정 씨의 행방을 알 수 없었다. 이날 오전 7시 45분 한 주민이 "옥상에 누가 숨어 있다"고 고함을 질렀다. 경찰이 이 소리를 듣고 쫓아가 2시간 15분이 지난 뒤에야 정 씨를 다시 붙잡을 수 있었다.
경찰은 2004년 1월에도 연쇄살인범 유영철(柳永哲) 씨를 절도 혐의로 붙잡아 조사하던 중 감시 소홀로 유 씨가 달아나는 바람에 추가 범행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비난을 받은 적이 있다.
이종석기자 w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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