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비무장지대(DMZ)에 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 천연기념물 11종이다.
본보는 ‘DMZ 판문벌 환경생태공동조사단’(단장 서울대 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 김귀곤·金貴坤 교수)이 판문점이 있는 경기 파주시 군내면과 진서면 일대 판문벌 1200ha를 조사한 생태보고서를 28일 입수했다.
조사단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유엔군사령부의 허가를 받아 지난해 11월부터 5차례에 걸쳐 판문벌 지역을 조사했다. 그동안 민간인통제선 지역의 조사는 여러 차례 있었지만 DMZ에 대한 본격적인 조사가 이뤄지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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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단은 판문벌을 포함해 DMZ에 28가지 유형의 습지가 다양하게 분포돼 있다는 것도 밝혀냈다. 김 교수는 “판문벌이나 강원 철원군 월정전망대 인근 등에서 발견된 묵정논습지는 아시아의 논 지역 일부에서만 발견되는 희귀한 습지”라고 밝혔다.
이번 조사에선 청정지역으로 알려진 DMZ에서 생태계 파괴가 진행 중이란 사실도 드러났다.
‘천연기념물 제243호 독수리 4마리의 사체 발견.’(2월 10일)
‘대성저수지 근처에서 죽어 있는 토종 물고기 가물치 발견.’(2월 10일)
‘토종 물고기를 잡아먹는 외래어종 배스 발견.’(3월 9일)
‘토종 식물을 해치는 외래식물 족제비싸리 발견.’(4월 26일)
생태조사 일지에는 이 같은 기록이 가득하다.
또 파주시 사천천과 연결된 저수지에서 외래어종인 배스가 발견됐다. 배스는 붕어 등 토종 물고기를 닥치는 대로 잡아먹어 환경부가 위해 외래어종으로 지정한 민물고기.
사천천 저수지는 3분의 1이 남한, 3분의 2가 북한 지역에 걸쳐 있으며 DMZ에서 가장 깨끗한 저수지로 꼽힌다. 이로써 배스가 북한에도 서식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조사단은 남한 지역의 인근 저수지에 사는 배스가 이곳까지 흘러들어온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조사단은 다음 달 2일 서울 중구 타워호텔에서 열리는 ‘동국대 100주년 기념 DMZ 생태 평화 국제학술대회’에서 조사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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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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