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개항100일 맞은 부산신항 배없는 항구 하역 연습만

  • 입력 2006년 4월 29일 06시 24분


부산신항이 28일로 개장 100일을 맞았다.

30개 선석(船席·선박을 대는 공간) 가운데 북 컨테이너 부두의 3개 선석을 1월 19일 먼저 개장했다. 기대와 달리 이용하는 선박회사가 적어 출발이 초라하다.

▽기대 이하의 실적=컨테이너선 26척이 입항해 컨테이너 2만5753개를 처리했다. 올해 목표(80만개)의 3.2%수준.

28일 찾아가 본 부두는 썰렁했다. 배가 접안하는 안벽에는 단 한 척의 배도 보이지 않았다.

9기의 초대형 안벽크레인 가운데 가동을 시작한 3기는 여전히 하역연습만 하고 있다. 야적장에도 컨테이너가 2∼3단으로 적재돼 있을 뿐 한산한 분위기는 마찬가지였다.

현재까지 부산신항의 기항 선박회사는 세계 2위의 물동량을 가진 스위스 MSC 1개사에 불과하다. 그나마 토, 일, 월요일 등 주 3회 입항한다.

인프라 시설도 아직 제대로 갖추지 않았다. 신항의 제1배후도로는 남해고속도로로 진입할 수 있는 가락인터체인지까지만 건설됐다.

경부고속도로로 접속되는 대동 분기점까지는 2008년 개통된다. 신항에서 삼랑진 역까지의 철도 수송망은 2008년 말 완비된다.

▽활기 찾을 시기는=기존 부산항 감만부두 대한통운 터미널에서 연간 60만개의 컨테이너를 처리하는 MSC는 올해 모든 선박의 기항지를 신항으로 옮길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부산항에 기항하는 2, 3개의 선박회사도 올 하반기부터 신항으로 기항지를 변경하는 문제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두 운영사는 “신항의 마케팅을 담당하는 DP월드가 선사 유치를 위한 협상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12월에 추가로 3개 선석이 완공돼 내년 1월 개장하면 활기차게 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신항 컨테이너 화물조작장이 정식 개장되는 등 배후물류부지 임대 사업이 활기를 띠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전망을 뒷받침한다.

부산항만공사는 북 컨테이너 부두 배후물류부지 37만평 가운데 2만 평을 대우로지스틱스 등에 임대한 데 이어 10만 평에 입주할 기업을 6월 중 선정할 계획이다.

항만공사 관계자는 “항만이 정상적으로 가동되려면 최소 6개월에서 1년 정도 시간이 걸린다”며 “선사와 화주의 발길이 이어져 하반기부터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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