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에는 오후에 외아들 정의선 사장을 '일반면회'로 5분 간 만난 것을 제외하고 줄곧 방에서 하루를 보냈다.
정 회장은 구치소 일일시간표에 따라 오전 6시 20분에 기상해 하루 3번 국과 2가지 반찬이 곁들여진 식사를 하며 오후 8시 20분에 취침한다.
정 회장은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 사이 하루 1차례 10~15분 간 외부인의 면회를 받을 수 있으며 변호인의 접견은 횟수와 시간 제한 없이 가능하다.
특별면회를 통해 30~40분 간 외부인 접견이 가능한 만큼 그룹의 주요 사안에 대해서는 정 회장이 직접 결재하는 이른바 '옥중 경영'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번 주말에는 아직 법원에 기소된 상태가 아니어서 특별면회 기회가 없었고 변호사 접견도 허용되지 않았다.
구속영장이 발부된 28일 밤에는 입소절차를 거쳐 자정 쯤에 독방에 입감됐던 정 회장은 그간 피로가 누적된 탓인지 29일 밤에는 규정 취침시간인 오후 8시 30분을 조금 넘긴 시각에 잠자리에 들어 이날 오전 6시 20분까지 비교적 숙면을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은 이날 아침 전날처럼 팩 우유로 식사를 대신했다.
구치소에서 제공하는 식사가 입에 맞지 않아서가 아니라 사회에서도 평소 아침식사를 우유 한잔으로 대신하는 습관 때문이라는 게 구치소 측의 설명이다.
정 회장은 이날 점심에는 자장밥 한그릇을 모두 비웠다고 구치소측은 전했다.
그는 29일에는 점심 때 수제비 국에 밥 한 그릇을 모두 먹었지만 쇠고기 무국이 제공된 저녁식사는 절반을 남겼다고 한다.
구치소 측은 정 회장이 68세의 고령인데다 혈압이 조금 높아 주의를 기울이고 있지만 건강에는 큰 이상이 없어 병사(病舍)가 아닌 일반 사동에 배치됐다고 밝혔다.
법무부 관계자는 "대기업을 경영하는 총수라고 해서 구치소에서 특별대우하는 일은 없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28일 밤 자신의 몸에 익숙했던 양복을 벗어 영치한 뒤 연두색 수의를 입고 일반 재소자와 다름없이 입소절차를 밟았다.
구속영장이 발부된 뒤 구치소로 향하던 길에 침통한 모습을 보였던 정 회장은 입소절차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내내 굳은 표정이었다고 서울구치소 관계자는 전했다.
간단한 신체검사와 사진촬영을 거쳐 공동생활에 필요한 구치소 내 규칙을 간단히 교육받은 정 회장은 자정께 교도관의 안내를 받아 구치소 건물 3층에 위치한 독방에 입감됐다.
정 회장은 5월 1일부터 서울 서초동 대검청사로 불려가 비자금의 용처 등을 조사받게 된다.
정 회장이 수감된 구치소 3층은 과거에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과 최태원 SK회장 등이 거쳐간 곳으로 전해졌다.
성하운기자 haw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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