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 심판장인 참여불교재가연대 제이슨 자비스 박사는 “영어 토론의 장이 한국에서 새롭게 선보인 경기 영어마을에서 열려 감명받았다”며 “어릴 적부터 영어를 체험하며 배울 수 있는 영어마을은 매우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서 우승한 이화여대 팀의 말레이시아 출신 눌리아나 카마루딘(24·국제학부 1학년) 씨는 “시설도, 교육 프로그램도 훌륭한 영어마을에서 열린 토론대회에 참가해 무척 기쁘다”며 “저렴한 비용으로 많은 사람이 쉽고 재미있게 영어를 배울 수 있는 곳이라 부럽다”고 말했다.
수단인 릴라 칼리파(25·이화여대 국제학부) 씨는 “공교육을 보완하기 위해 자치단체가 건물을 짓고 프로그램을 개발했다는 영어마을에 와서 내가 직접 토론대회에 참가하게 돼 기쁘다”며 “한국의 다른 곳과 달리 영어마을에서는 누구나 편하게 영어로 대화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토론 대회 결승전은 5차례의 예선전에서 승리한 이화여대 팀과 고려대 팀이 ‘일부다처제의 합법화’를 놓고 찬반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다수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소수자의 권리는 보장되어야 한다는 주장과 도입 필요성이 객관적이지 않고 원하는 사람도 없는 제도를 도입할 이유가 없다는 반대 논리가 팽팽히 맞서면서 토론이 열기를 뿜었다.
상대 주장을 필기하며 근거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연이어 튀어나왔고 다시 이에 반박하느라 목소리를 높이자 관객 200여 명의 박수와 환호가 이어졌다. 준우승한 고려대 팀의 최종민(20·국제학부 2학년) 씨는 “영어 공부뿐 아니라 각종 현상에 대해 정확히 알고 나름의 논리를 갖기 위해 신문 사설과 전문 서적을 열심히 읽었다”고 말했다.
‘세계는 이런 인재를 원한다’의 저자 조세미 씨는 특별 강연에 나서 “어느 나라의 토론장인지 모를 만큼 수준 높은 영어로 가득했다”며 “글로벌 인재를 원하는 세계 조류에 부합하고자 만들어진 영어마을에서 예상 밖의 실력 있는 학생들을 만나 기쁘다”고 말했다.
대회를 준비한 한국토론위원회 박규일 교수는 “한국 영어교육의 새로운 전기가 된 영어마을에서 개최돼 한층 의미 있는 대회가 됐다”며 “내년에는 세계 30개국 고교생이 참가하는 영어 토론대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知的한류 일으켜야” 손학규 경기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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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포럼을 준비한 손학규(사진) 경기도지사는 30일 “세계 공용어인 영어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기 때문에 세계를 향하는 아시아 젊은이들이 영어로 토론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손 지사는 이번 토론 대회가 또 다른 한류를 일으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국내 대학생과 아시아 주요국 대학생들이 함께 참가한 토론을 통해 문화 한류에 이어 ‘지적 한류’가 일어나야 한다는 의견이다. 손 지사는 영어마을의 효과와 관련해 일부에서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데 대해 “영어마을의 5박 6일 과정은 학교의 정규 영어 수업 4개월분에 해당한다”며 “학습동기를 유발하는 체험식 교육이라 월등한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돈이 없어 해외 연수 기회를 얻지 못한 학생들에게 저렴한 비용으로 해외 연수 이상의 교육기회를 제공하는 게 영어마을”이라며 “영어마을의 교육 프로그램과 노하우를 전국 자치단체에 무상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손 지사는“글로벌 인재를 양성하는 것은 한국 미래를 위해 시급한 과제이며 거기에 꼭 맞는 시설이 바로 경기 영어마을”이라고 말했다.
이동영 기자 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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