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이는 1년째 요리교실을 다니고 있는 ‘꼬마 요리왕’. 바나나를 2cm 두께로 자르는 작은 손이 제법 야무지다.
긴 꼬치에 바나나, 딸기, 밀감, 방울토마토를 끼운 뒤 중탕한 초콜릿을 살짝 묻혔다. 완성된 초콜릿 퐁듀는 미리 준비해 온 화분에 카네이션, 긴 양초와 함께 꽂았다.
옆에 앉은 나영이가 배고프다며 손가락으로 초콜릿을 찍어 먹으려고 하자 한 살 위인 오빠로서 점잖게 한마디 한다.
“아빠 엄마한테 드릴 선물인데 먼저 먹으면 안 되지.”》
○ 화분-초콜릿 카드로 솜씨자랑을
김희정 강사는 요리를 가르치면서 틈틈이 어버이날에 대해 아이들에게 설명했다.
“어린이날만 기억하지 말고 어버이날도 기억하세요. 그날은 특히 아빠 엄마에게 효도하는 날이에요. 효도는 부모님을 즐겁고 행복하게 해 드리는 거예요. 오늘 열심히 만든 화분과 카드를 갖다 드리면 부모님이 좋아하시겠죠?”
초콜릿 퐁듀 화분을 다 만든 아이들은 초콜릿 카드를 만들기 시작했다. 중탕한 초콜릿을 쿠킹호일 위에 얇게 편 뒤 초콜릿이 굳자 짤주머니에 넣은 화이트초콜릿으로 카드 내용을 썼다.
‘♡해요 엄마! 유상’, ‘♥ 나영’
간단하지만 아이들의 마음이 느껴지는 애교 섞인 카드다. 이날 아들의 정성어린 선물을 받은 유상이 엄마 김지혜(36) 씨는 “유상이가 화분하고 카드를 주면서 어버이날 당일에는 엄마 대신 설거지를 하겠대요. 강사 선생님이 시킨 것 같긴 하지만 너무 기특하고 사랑스러워서 꼭 안아 줬어요.”
○ 종이-헝겊으로 카네이션도 뚝딱
어버이날 선물로는 꽃바구니 배달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부모로서는 자식이 제 손으로 직접 만든 카네이션과 카드 선물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네이버(www.naver.com), 다음(www.daum.net) 등 포털사이트에서 ‘카네이션 만들기’를 검색하면 종이와 헝겊을 이용해 카네이션을 만드는 방법이 소개된 사이트를 찾을 수 있다.
주니어네이버(jr.naver.com)에서는 ‘어머님 은혜 노래 따라 불러보기’ ‘부모님 이름 삼행시 짓기’ 행사를 8일까지 연다.
재미있는 시를 지어 올린 어린이 50명을 뽑아 책, 티셔츠, 모자 등의 선물을 준다. 이외에 어버이날의 유래, 어버이날에 카네이션을 드리는 이유 등에 대한 소개 코너가 만들어져 아이들의 이해를 돕는다.
○ ‘어깨 주무르기’도 효도상품권에 담아
유치원생이나 초중학생들이 제법 비싼 선물 대신 부모에게 선물해 줄 수 있는 것으로 ‘사랑의 효도상품권’이 있다.
본인이 직접 할 수 있으면서 부모님을 기쁘게 할 수 있는 일을 상품권으로 만드는 것이다.
예를 들어 ‘내 방 청소하기’, ‘식탁 차릴 때 수저 놓기’, ‘부모님 발 닦아 드리기’, ‘어깨 30회 주물러 드리기’, ‘부모님 애창곡 불러 드리기’ 등 여러 가지 목록을 적은 다음에 부모님께 선물하면 된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보람어린이집 정경주 원감은 “유아에게도 어린이날과 비교해 알기 쉽게 어버이날에 대해 설명해 주는 것이 교육적으로도 바람직하다”며 “부모들도 어버이날에는 할아버지 할머니 등 어른들 성함 알고 적어 보기, 서로 발 닦아 주기, 가족 모두 한방에서 같은 이불 덮고 자기 등 활동을 하면서 어버이날에 대해 아이에게 알려 주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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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 초콜릿 퐁듀 화분과 초콜릿 카드 만들기
재료: 다크초콜릿 200g, 화이트초콜릿 50g, 딸기 7개, 바나나 1개, 방울토마토 7개, 통조림 밀감 7개, 아몬드슬라이스 10g, 땅콩 10g, 건포도 1큰술, 작은 화분이나 머그컵, 무(화분에 들어갈 만한 크기), 카네이션 2송이, 리본, 산적꼬치, 긴 양초, 쿠킹호일
○ 초콜릿 퐁듀 화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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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쿠킹호일을 손으로 구긴 후에 잘 펴세요. 2. 중탕한 초콜릿을 쿠킹호일 위에 부은 후 잘 펴세요. 3. 초콜릿이 굳으면 15×10cm 크기로 자르세요. 4. 굳어진 초콜릿에 짤주머니에 넣은 화이트초콜릿으로 편지를 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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