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옥(金泰玉·55·여) 씨는 요즘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평생 소원이던 노인복지시설 개원을 준비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기 때문이다. 봉사활동에 파묻혀 독신으로 지내온 김 씨는 경남 밀양시 산내면 가인리에 노인실비요양원 ‘얼음골공동체’를 만들고 있다.
김 씨의 봉사활동은 3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1976년 자신이 다니던 교회 부근에서 어린 남매가 어렵게 살고 있는 것을 알게 됐다.
김 씨는 전도사 월급으로 근근이 생활하는 처지였지만 이들을 가족처럼 돌보기 시작했다. 아이들의 학비도 일부 대주고 옷가지와 쌀, 반찬 등을 나누기도 했다. 이들 남매는 당당한 사회인으로 성장했다.
그는 이들 남매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무의탁 노인과 고아 등 30여 명을 집에서 돌보며 사회복지시설을 만들고 싶다는 소망을 키워왔다.
김 씨는 중간 퇴직금 3000만 원과 동료 교인과 단체 등 주위의 도움으로 5억 원을 마련해 꿈을 실현할 수 있게 됐다. 김 씨는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의 모텔을 인수해 요양원으로 개조하고 있다. 6월에 문을 열 얼음골공동체는 1층에 사무실 식당 체력단련실 등을, 2∼4층에 침실 음악치료실 물리치료실 등을 갖추게 된다.
‘얼음골공동체’에 독거노인과 장애인 등 100명 가량이 입소할 예정이다. 김 씨는 △수지침 △종이공예 △서예 △문화탐방 △다도교실 △민속무용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입소자의 형편에 따라 실비 또는 무료로 운영하기로 했다.
김 씨는 “남을 돕는 것이 즐겁고 좋아서 시작한 일”이라며 “요양원을 내실있게 키워 사회복지시설로 등록하는 것이 우선 목표”라고 말했다. 후원 접수. 055-352-9964
석동빈 기자 mobid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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